오늘도, 자리에 앉으니 밤 열한시가 훌쩍 넘는다.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아니, 4시 15분 칼퇴해서 집에 오면 다섯 시. 잠시 누웠다 일곱 시 필라테스를 간다. 그렇다면 못해도 8시, 9시에는 책상에 앉아야 하는데 왜때문에 자정이 다 되어서야 책상에 앉게 되는 것인가. 그간에는 나의 의지박약만 탓했다면, 이제는 체력까지 함께 문제다. 거기다 디지털 세대의 흐려진 집중력까지.
캘린더에 체크리스트를 설정한다. 하루에 "한 편" 읽기로. 언뜻 보이기엔 에이 겨우? 라고 하겠지만, 쉽지 않다. AI의 시대, 챗지피티가 뚝딱 요약해주는 시대에 하루에 열 편이든 백 편이든 훑을 수야 있겠지만은, 그것이 머리 속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참고로 필자는 월 200달러짜리 챗지피티를 쓰고 있다. 단언할 수 있다. 연구에서 AI가 가진 효용은 크지 않다. AI는 앞단이 아닌 끝단에 붙어야 한다. 이 이야기는 별도의 편으로 다시.)
유학을 하고 있는 대학 동기가 말했다. 연구라는 것은 한 편의 스토리텔링이라고. 이해하자면 저자와 호흡하며 그 집을 지어나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 이를 AI요약으로 대체할 수 없다. 제일 좋은 것은 경건한 마음으로 연필을 깎아 밑줄을 그어가며, 내 생각을 더하는 것. 교수님께서는 "어느 순간 그 글이 말을 걸어온다"라고 하셨다.
하지만 시간은 밤 열한 시. 솔직히 연필 들 힘도 없다. 그러나 화면의 글은 읽히지 않는다. 오늘은 새로운 전략을 쓴다. 글을 소리내어 읽어보기로. 그때 그때 아하! 하는 순간에 밑줄을 치기로. 거기다 떠오르는 생각은 옆에 기록하기로.
조테로는 하이라이트 기능을 색깔별로 지원한다.
옆에 코멘트와 메모를 달 수 있으며,
드래그하여 간단하게 이미지를 캡쳐할 수 있다.
그리고...이 모든 것은 원클릭으로 옵시디언으로 가져올 수 있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인데 옛말, 격언, 속담은 틀린 것 하나 없다. 그 힘에 기대본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천천히, 열심히. 가보자. 언젠가는 이 길의 끝에 닿아 있기를. 일단 오늘의 체크리스트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