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프로덕트 매니저일 때 날 괴롭혔던 필요없는 생각들
고단하고 치열했던 취준의 기간을 겪고 어엿한 직장인이 된 사회초년생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승승장구하길 바랐지만, 현실은 취준 때보다도 낮아진 자존감와 우울감에 시달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나 또한, 일을 처음 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회사라는 조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사회초년생이자 프로덕트매니저로 일을 하면서, '내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실수를 많이할까' '왜 나는 모든 이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할까' 등 스스로를 괴롭힌 생각들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건강하게 사고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내가 비워낼 생각 3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내 기획물은 곧 나 자신이라고 착각했던 것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현황을 검토하고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일을 하고 나면, 기획 리뷰를 한다. 사실 모든 기획안은 완벽할 필요가 없으며, 피드백을 받으며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팀장님이라는 존재가 처음이었던 나에게는 늘 ‘평가'받는다고 착각하고 안절부절못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지만, 내가 준비한 전부는 기획물이었기 때문에 내가 검토에서 빠진 내용이나 섣불리 판단한 내용이 있다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는 했다. 사실 채찍질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애초에 리뷰를 하는 자리의 목적이 서로 간의 이해를 맞추고 달리 알고 있었던 점, 또는 논의가 필요한 점이 있다면 충분히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면 되는 것인데, 리뷰하는 자리를 꼭 평가받는 자리로 생각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실은 한번에 완벽한 기획문서를 만들겠다는 건 좋은 PM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정리한 요구사항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개발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번에 끝내버리려고 했던 것은 발전없는 소통이라는 것을 그때는 잘 몰랐던 것 같다.
두번째, 실수 할 때마다 내 실력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이것도 마찬가지로 매 순간 ‘평가'받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일말의 실수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실,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실수가 생겼을 때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혼날까봐 두려운 마음에 공유를 늦추는 것은 향후에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미리 대응하지 못한 실수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 서비스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늘 등수를 매겨온 환경에서 자라왔고, 늘 내 결과물에 대해 평가를 받는 자리 또는 시험을 통해 평가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평가’를 받는다는 압박에 시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덕트를 만드는 우리의 목적은 프로덕트를 잘 만들고 잘 개선하는 것이다.
내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평가하려드는 상사가 있다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된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도망쳐도 된다고 생각한다.
(돔황챠...)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일 때에는 이 안에서 평가받을 걱정보다는 빠르게 대처할 때에 더 좋은 성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꼭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프로덕트 매니저에게는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않고, 감정을 내려놓으며, 현재의 상황과 문제, 그리고 새로 의사결정 해야 하는 것을 차분히 정리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세번째, 평생 일로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과 착잡함
프로덕트 매니저로 처음 일을 하게 되면 누구나 사용자에게 끝내주는 프로덕트를 제공하겠다는 멋진 포
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제품 혁신! 고객 만족!을 꿈꾸는 사람이고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창업을 해서 내 프로덕트를 직접 만들지 않는 이상 회사에 속해서 업무를 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에서는 회사에서 정한 사업의 로드맵이 있고, 우리는 이에 맞추어 우선순위대로 과제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 보면 때로는 내 꿈을 이루지도 못하겠다는 실망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나 또한 일을 처음 할 때에 내가 프로덕트매니저를 하는 것이 맞는 길인지 혼란스러웠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꿈이 월급쟁이는 아니었지 않는가. 나의 꿈을 회사에서 이룰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회사가 나의 모든 것을 책임져주지 않으며, 내 꿈을 회사에서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 나의 모든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서 여가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회사에서 꿈을 이룬다는 거창한 포부와 기대감을 낮추다 보면, 소소하게 회사에서 진행하는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배경과 목표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과제의 대상이 된 고객에게 소소하게 감사의 이야기를 받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이 맛에 일을 하나보다”라고 느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꿈이라는 것을 비현실적으로 크게 가지는 것보다, 현재에 맞추어서 다시 세팅을 하다 보면 회사에서 일을 통해서도 꿈에 가까워지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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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이 회사라는 새로운 사회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고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때에 나는 주변에 나와 상황이 비슷한 사람 또는 나보다는 먼저 일한 선배에게 넌지시 고민을 털어놔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분명 당신의 고민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나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하고 터놓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막상 털어놓고 보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과거의 나처럼 고민을 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초년생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단단해지고 힘이 나는 것 같았다. 분명 당신만 겪는 일은 아니니 당신의 부족함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