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일학년담임 Dec 20. 2018

책이... 또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학부모 상담기록부



두 해 전이었나...

1학년 담임을 하면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블로그에 올린 것이 책으로 나온 적 있습니다.

아이들 학교 이야기가 블로그를 넘어 책이라는 상품으로 경쟁력이 있을까. 요즘 누가 책을 읽나. 내 책 때문에 출판사가 망하면 어쩌지.

다행히 첫해에 두 판 찍고 그다음 해에 또 찍었습니다. 덕분에 방송에도 나가고 저자와의 만남, 뭐 그런 것도 해 봤다지요, 글쎄.


블로그에 올릴 때에는 이렇게 저렇게 저를 아는 분들이 읽는 것 같았는데

책이 나오니 방문자 수가 늘었습니다. 댓글도 전문적(?)이고 질문도 예리했지요.

선생님의 책을 읽고 내 아이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거든요. 무게감이...

책을 사 읽을 정도의 열정을 지닌 사람은 인터넷으로 그냥 읽고 가는 사람들과는 무게감에서 뭔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돈을 쓰시게 했으니... 저도 책임을 져야 했지요.


그래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답이라야 뭐 별거 없었습니다.

근데 어떤 질문은 간단히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뭔가 딱 떨어지는 대답이 없는 질문들 말입니다.

공부에 대한 거, 아이 성향을 판단하는 거, 양육 철학이랄까? 그런 질문들.

믿고 질문을 하셨을 텐데 아무 대답이나 할 수도 없고... 고민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답을 올리고 그중에 추려내어 읽기 편하게 자르거나 덧댄 것이 이 책입니다.


책을 내면서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시는 분들의 능력에 놀랐습니다.

거칠고 듬성듬성 이 빠진 문장들을 아주 매끈하게 고쳐주었거든요. 더구나 팝아트스러운 겉표지까지.

이렇게 좋은 포장에 어울리게 내가 좋은 글을 내가 썼나? 포장에 이끌려 책을 산 사람이 실망하지는 않을까.

적어도 책 속 질문을 보내주셨던 분들에게라도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낳았으니 길러야 하고, 기르자니 잘 길러 보려고 간절함으로 아이를 마주하지만

마음속엔 늘 질문이 한 보따리인 부모님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 아이가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 가해자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