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어린이들에게,
안녕? 지금 교실에는 선생님 혼자 달랑 있단다.
어색해. 그리고 외로워. 너희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이 없어서 더 그래.
너희들, ‘공허’하다는 말 아니?
개학은 했는데 교실에도 못 오고 선생님과 너희들 얼굴도 못 보고...
그런데 공부는 또 온라인(인터넷)으로 해야하지? 참 이상해.
어제는 서버가 안 열리고 오늘은 동영상이 나오다 말다 했지?
그런데도 밖엔 아무 일 없다는 듯 봄비는 내리고 학교 앞 마당에 제비꽃이 피어나는구나.
자연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나 봐.
집에서 공부하느라 힘들지?
인터넷은 답답하고 화면은 잘 안 움직이고...
그래도 지금 너희들이 하고 있는 이 일이 얼마나 위대한지 몰라.
어떤 상황에서도 잘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지금 너희들은 이렇게 애쓰고 있잖아.
비록 얼굴은 못보지만 난 너희들이 참 자랑스러워.
지난 이틀 동안 공부 하면서 어땠니?
어떤 친구는 힘들어서 대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거야.
그럴 만도 해.
하지만 또 어떤 친구는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고 애쓰기도 했을 거야.
왜 있잖아.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하는 사람.
그런 아이가 우리 반에도 꽤 많다는 걸 이번에 알았단다.
인터넷 연결이 잘 안 돼도 참고, 형제와 컴퓨터를 사이좋게 나눠 쓰는 아이 말야.
연결이 안되면 잠시 기다리면서 책을 읽었다는 아이도 있던걸.
또 학교 안 나오는 덕분에 평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더 열심히 연습했다는 아이도 있었어!
선생님은 분명히 말할 수 있어. 앞으로 10년 쯤 지났을 때 이런 아이들의 인생은 아주 빛이 날 거라는 거.
그래, 인생이 그렇단다.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하고 일부러 게으른 사람이 있는 반면, 조금씩 조금씩 실력을 쌓는 사람도 있어.
그런 사람들에게 인생은 꽤 큰 행복을 준단다.
두고 봐. 지금 열심히 하는 친구들의 삶이 나중에 얼마나 빛이 나는지.
어른들이 항상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시지?
듣기 싫은 친구도 있을 거야. 선생님도 사실 5학년 때는 이런 말이 듣기 싫었어.
왜 어른들이 게임을 그만하라고 하시는지, 왜 유튜브 좀 그만 보라고 하시는지 몰랐어.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알아. 어릴 때 했던 작은 노력들이 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그래서 너희들에게 다시 말해주고 싶어. 지금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해 보자고.
이 편지를 왜 썼나고?
그래, 어제 오늘 너희들이 열심히 공부 한 걸 칭찬해주고 싶어서야.
칭찬. 그것도 아주 많이.
비록 바이러스는 너희의 일상을 위협하지만 너희는 바이러스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고 있잖아.
멋지다, 5학년 6반. 수고 많았어. 주말에 푹 쉬고 월요일에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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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과제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온라인 과제는 <학생>혼자 할 것을 전제로 계획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도우실 필요 없습니다. 그 이유는,
- 이번 기회에 스스로 학습 습관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보려고
- 학교에 등교중이라면 어차피 교실에서 혼자 해야 할 과제이므로
- 5학년은 정체성이 완성되면서 자아가 강해지는(독립적 존재가 되려고 하는) 발단단계로 아이 스스로 의존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는 시기이므로
결론 : 아이의 과제는 부모님의 과제가 아니고 <아이>가 해야 할 몫이며 잘 못해도 아이가 하는 그 자체(과정)에 의미가 있고 5학년은 스스로 자기 일을 챙기는 것을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교육하는 시기임
때문에 부모님께 부탁드릴 내용은,
- 아이가 과제가 어렵대요(모른척 하시기. 나중에 등교했을 때 제가 알려주서 다시 하게 할 거니까요^^)
- 아이가 과제를 대충 해요(아이 나름대로 다 했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니까 야단치셔도 효과가 적음, 부모-자녀 사이만 나빠짐. 나중에 제가 보고 대충했다 싶으면 다시 하라고 시킬 예정입니다.)
- "네 공부는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씀하시고 한 발짝 떨어져 보시기(아이로 하여금 스스로 당면한 상황에 직면하는 경험 만들어 주기)
- 도저히 아니다 싶은 과제가 있다면 담임에게 연락해 주시기(얼마든지 수정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