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위에도, 우리의 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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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던 봄이 지나고
우리의 혼을 쏙 빼놓은 여름 역시 지났다.
다시금 가을,
아.. 가을은 10월이면 곧 끝나겠구나.
그렇다면 결국 겨울이다.
눈이 소복이 쌓이는 계절, 겨울.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겠지만
인도에서는 꽁꽁 언 바닥에 미끌려 엉덩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속출할테고
차도에서는 거북이처럼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갈테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느려질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 역시 느려질거라 믿었지만
잔인하게도 세상은 똑같은 속도로 돌아갔다.
겨울이면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으나
더더욱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는 계절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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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의 눈이 쌓인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온 세상은 '이것봐! 겨울이야' 라고 소리친다.
어딜 봐도 하얗다. 온 세상이 하얗다.
잠깐이라도 서있으면 내 발 위에 눈이 소복이 쌓인다.
'아, 겨울이구나' 생각이 들 때쯤
도로에서는 차들의 경적소리가 울리는 소리에
나의 여유는 그렇게 소멸되고 현실로 돌아오곤 한다.
겨울이 오면 내게 여유가 찾아올 줄 알았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셔도
따뜻한 내 마음이 그 공기를 받아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돌담 위에 눈이 쌓이듯이
내 마음에도 눈이 쌓였나보다.
차가운 공기는 그대로 차가운 공기였고
날 찾아왔던 잠깐의 여유는 그렇게 흩어져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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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은 내게 여유를 알려줬지만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기엔 세상은 너무 바쁘다 "
2017 / @songking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