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오해가 쌓이는 중입니다

by 송파파

요즘 우리 집 강아지와 저의 사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작년 여름 데려온 비숑 슈나우저 믹스, 이제 막 두 살이 된 녀석입니다.


집에 온 첫날부터 별다른 사고 없이 가족이 되었는데, 요즘 그 사이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발단은 눈이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녀석이 한쪽 눈을 잘 뜨지 못하고 눈물을 줄줄 흘렸습니다.


병원에 데려가니 각막에 상처가 났다고 했습니다.


산책 중 나뭇가지에 긁혔는지, 발톱으로 긁었는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안약 두 가지를 처방받았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하루 최소 세 번. 아침엔 아내가 출근하기 전에 제가 녀석을 붙잡고, 아내가 안약을 넣어줍니다. 저녁엔 퇴근한 아내와 둘이 힘을 합치죠.


문제는 점심입니다.


혼자서 잡으려 하면 녀석은 이미 눈치를 챕니다. 버둥거리고, 고개를 돌리고, 안간힘을 씁니다.


저도 낑낑대다 결국 실패하기 일쑤입니다.


억지로 잡혀 있는 녀석도 힘들고, 억지로 잡고 있는 저도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러더니 요즘은 제가 소파 근처에만 가도 슬쩍 자리를 피합니다.


저 인간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합니다.



이렇게 서로 오해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미안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작가의 이전글보지 않아도 괜찮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