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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그루 Aug 19. 2023

올드 잉글리쉬 쉽독 순향씨 작업기 <1>

터벅터벅터벅... 나의 인생

당신의 인생은 언제 바뀌었는가? 나의 인생을 바꾼 굵직한 사건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나의 인생을 바꾼 사건은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 때 일어났다. 당시 우리 집은 굉장히 엄격했었는데, 밖에 나가기만 하면 피씨방에서 메이플스토리를 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나를 집에 있게 하셨다. 10년 전쯤에는 피씨방이 지금과는 다르게 음지의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당시에 아버지가 컴퓨터를 상당히 잘 다루셔서 웹 쿠키 등을 이용해 나랑 동생이 게임하는 것을 잘 잡아내셨는데,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 웹서핑밖에 없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나는 음악을 그렇게 깊게 듣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스타리그를 많이 봐서, 엘르가든, SUM41, 린킨파크 정도만 많이 들었고 중학교 2학년 때 버스커버스커가 대히트를 쳐서 그의 대학교 시절 자작곡까지 깊게 판 정도였다.


아무튼 그 어린 나이에 게임 말고 컴퓨터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엉덩국 블로그에서 만화보기, 인터넷에서 버스커버스커 흔적 찾기 정도 밖에 없었다. 하루는 버스커버스커 디깅 중에 처음 보는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이 블로그를 발견한게 내 인생이 바뀐 첫 순간이었다.


그 블로그는 각종 영화와 음악을 소개하는 블로그였는데, 버스커버스커 바로 다음에 있는 글이 '3호선 버터플라이 - 꿈꾸는 나비'에 대한 리뷰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uJxBu3HPF3k


대충 듣자마자 이런 느낌이었다. 


오 아니 시발 세상에 이런 음악도 있었단 말인가? 이게 내 인생 첫 인디음악 감상의 순간이고, 인디 뮤지션을 꿈꾸는 첫 순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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