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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by Song

팔에 쥐가 났다.

왼팔이다. 어제 등 운동과 어깨 운동을 했는데 그 여파인지, 잘 때 잘못 자서 그런 건지 알 수 없다.

이번 주는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쉬지 않고 헬스장에 나갔다. 발목이 불안정해서 계속 상체 운동만 했다. 그래서 그런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 하지만 어떡해. 그냥 견뎌야지. 견뎌!!

지난 3월부터 운동을 꾸준히 한 효과가 이제야 눈에 보인다. 몸무게는 크게 변화가 없다. 그런데 몸매가 달라졌다. 헬스장에서 매일 보다시피 하는 직원들이 살이 빠져 보인다고 했다. 눈바디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등을 만져보더니 등이 좋아졌다고 한다. 뿌듯했다. 내가 보기에도 어깨가 펴지고 등이 탄탄해졌다. 또, 기립근뿐만 아니라 허리 근육이 발달한 게 눈에 보인다. 울룩불룩. 쳐져 있던 어깨가 위로 올라가고 말려있던 어깨가 펴지니 몸이 커 보인다. (잉?)


운동을 시작하면서 면역력이 올라가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365일 감기를 달고 달던 사람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그리고 체력이 올라가니 어떤 일을 하든 여유가 생긴다. 당황스러운 일 앞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그럴 수 있지'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무엇보다 많이 웃는다. 사람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체력이 좋아지면 많이 웃고, 다정해진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로 했다. 어떤 목표가 없어도 일상처럼 습관화해버리기로 했다. '가기 싫어, 힘들어, 이걸 왜 해야 돼'라고 묻는 대신 '그냥 하는 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치부하기로 했다.


어렸을 땐 시작한 일을 끝내는 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항상 소원을 빌었다. 하늘에 달이 동그랗게 뜰 때면, 별이 아름답게 빛날 때면 "꾸준한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빌었다. 그 소원이 이제 이루어지는 걸까. 이제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해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결과가 어떻든 결승선을 정해놓고 완주 도장을 찍는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완주에 마음을 둬서 다행이다. 몸도 마음도 성장해서 다행이다.


오늘 아침에 운동 가려고 하는데 팔에 쥐가 나고 등이 아파서 늦장을 부렸다. 아침에 못한 운동은 저녁에 가서 해야겠다.




초승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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