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븐니 Aug 14. 2021

욕심은 블랙홀

한계효용의 법칙 예외사항 | 생일파티를 기억하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우행시.

나는 생일파티를 할 때, 너무 욕심을 부려서 진행했던 점이 있다. 모든 소속 그룹 모임마다 모임을 만들어 n차로 진행하여 일을 만들기 일쑤였고, 생일 주간에는 친구들과 파티를 할 생각에 흥이 나서 야단법석이었다. 친구들도 항상, 내 생일파티는 잊지 않고 작은 선물과 편지를 보내주곤 했다. 아무튼 생일을 소중하게 챙겨준다는 취지가 이렇게 과한 생일 포장 대회로 변질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봄이 되면 이렇게 친구들, 선생님, 가족들로부터 많은 축복을 받아왔다. 그래서 이런 축복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지금은 모임이 제한된 상황에 있다 보니 이런 모든 시간이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행복은 항상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행복이었음을 알려준다. 지나고 나서야 만 알 수 있는 얄궂은 행복이란 놈이 밉게도 느껴진다. 행복을 잡고 싶다.

행복이 전달되는 사회

나는 착하다기보다는 못된 사람 축에 속하고, 순수하기보다는 이해타산적이고 계산적이다. 그래도 그나마 나은 건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나에게로 오기를 바라고, 나의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 가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바쁘고 야박한 세상 속에서 남 행복에 뭔 관심을 가질 필요야 있겠냐만, 그래도 타인의 행복과 나의 행복을 바란다. 이건, 이기적 이타심일 수도 있고, 이타적 이기심일 수도 있다. :)


그래서 나의 소중한 추억의 시간을 공유해본다.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생일을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만큼 타인의 생일도 한 번 외우면 잘 안 까먹는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아무튼, 이렇게 서로의 행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행복이 너의 행복이고,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그런 사회. 그렇게 예전의 엄마네 세대처럼 정이 넘치고 공유가 가능한 사회가 그리운 건, 문 걸어 잠그고 이웃집에 누구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우리의 모습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일은 소중합니다 l Happy B-day

유년시절, 몇 년 간 학급 임원 생활을 해서 그런지 친구들 생일도 유난스럽게 거들었다. 한 동안은 수첩에 적어가며 친구들 생일에 어떤 선물을 줄지에 대한 고민을 몇 시간 동안 한적도 있다. 그리고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친구라는 것을 알려주는 생일편지도 함께 넣어 친구의 생일을 조금 간지럽게 만들기도 하였다. 사실, 편지를 쓸 때는 보통 나의 다짐과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많이 적기 때문에, 아마도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친구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


지금은 과거처럼 일일이 친구들의 생일을 챙기지는 않는다. 사는 게 바빠서. 다만, 멀리서 그 사람의 생일을 기억하며 잘 살고 있는지 넌지시 생각해본다. 예외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 사람에게 예전처럼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그런데 예전처럼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게 되었다. 단지 코로나 시대라서가 아니라, 이러한 문화도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 멈춰지는 때가 온다. 앞으로는 다른 방식의 행복을 추구할 방법을 연구해 볼 계획이다. 이제, 조금 더 진중하고 신중한 방식을 :)


#에세이 #생일파티는즐거웠다 #행복은선물을타고 #당신은사랑받기위해태어난사람 #욕심은블랙홀 #욕심



작가의 이전글 '유쾌함'의 바이러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