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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Aug 23. 2021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권태

모든 것이 권태롭게 느껴질 때, 영화를 보며 느끼는 것

내 아내의 모든 것 l 류승룡과 임수정, 이선균의 화룡점정 케미스트리

결혼을 같이 한 아내에게 질려 마성의 카사노바라고 불리는 성기(류승룡)에게 자기 아내인 정인(임수정)을 유혹하라는 지시를 내린 남편 두 to the 현~!(이선균). 처음엔 그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여자 정인(임수정)을 사로잡기 위해 온갖 고군분투를 하더니, 이제 성기(류승룡)에게 자신의 아내를 떼어낼 궁리를 하다니... '이혼'의 '이'자는 꺼내기도 무서워 소심한 두현은 카사노바가 자기 아내를 유혹하여 그에게로 가면 이혼을 해야지~!라는 기묘한 발상을 해내는데 과연 그의 계획대로 이루어질까? 기존의 한국 로맨스 영화가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주로 다뤄왔다면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사랑의 중간 단계, 헤어짐의 단계에 집중하여 그 모습을 그린다는 데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사랑은 왜 영원할 수 없을까?

예전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할 때 상대방만을 탓하면서 나에게는 잘못이 하나도 없다는 듯한 태도를 견지한 적이 있었다. 내가 이렇게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시시콜콜 트집을 잡자, 상대방은 나에게 권태를 느꼈다. 영화에서 두현도 마찬가지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음식도 잘하고 애교도 잘 부리는 귀여움에, 도발적인 성격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사람으로 보이는 정인(임수정)이 더 이상 예뻐 보이질 않는다. 이제 결혼 7년 차로 접어들며 사랑은 무슨 놈의 사랑? 아내의 잔소리가 하루하루 괴롭고, 보이는 건 단점 투성이다. 결혼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헤어짐을 말하고, 매듭을 짓는 것은 연애 때처럼 만큼 의 설렘이 없어지는 것을 포함하여 사랑의 모양이 언제나 하트 그대로 온전히 보전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장벽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정말 현실성 넘치는 우리네의 연애, 결혼 이야기를 조금 익살스럽게 표현해냈다는 것에만 차이가 있다. 그런데 사랑은 왜 영원할 수 없을까? 특히, 이성 간의 사랑은 그 유통기한이 더욱 짧은 것 같아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면 나는? 나는 한 사람을 1년 넘게 만나지를 못한다. 워낙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사랑의 유효기간이 짧아서 정말 좋아하지 않는 이상 1년 넘게 만난 경험이 없다. 짝사랑은 몇 년간도 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이 실질적 만남인 연애라는 것은 항상 그 유효기간이 짧았다. 그래서 저 둘의 결혼 7년 차라는 역사가 참으로 위대해 보인다. 나는 아마 빨리 결혼을 했으면 이 화끈한 성격에 빠른 이혼, 별거를 했을지도 모른다. 이성은 좋은데 결혼은 겁이 나는 아이러니한 상황.ㅎ 그래서 영화의 내용을 좀 더 진중하게 들여다보았다.


하늘은 예비된 자들에게 결혼을 허락한다.

영화 속에서의 두현, 정인이 과연 카사노바 성기에게 가면 정말 행복하다고 느낄까? 아내의 간섭, 잔소리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그가 정말 행복해질 거라는 말이냐는 말이다. 두현은 성기에게서 새롭게 행복과 미소를 찾는 정인을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자기와 있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이성적인 매력을 풍기며 성기와 있는 모습이 질투 나기도 시작한다. 정인이 다시 연애시절처럼 예뻐 보이기도 한다. 이 남자, 그러니까 처음부터 곱고 고운 아내를 변함없이 사랑해야지~! 다른 남자와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이따금씩 후회하는 남편, 두현~! :) 한편 이 모든 남편의 이혼 프로젝트를 알게 되는 정인은 이혼을 하자며 나오고, 두현은 이 자초지종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영화의 결말은 직접 확인하기를 바란다.


두현처럼 이혼을 하고 싶은가? 아니면 그 이상을 넘어 관계에 지쳐 외도를 하고 싶은가? 천국의 섬 외도(外島)를 가 보아라. 두 부부의 땀과 노력이 만들어 자란 천혜의 자연경관에서 지친 마음을 다잡아라. 그리고 서로의 첫 연애와 사랑의 시점,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결혼을 소중히 생각하라. 자식을 보고, 나를 믿고 인연을 맺은 배우자를 보라. 그리고 그렇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켜 하늘이 준 소명을 아름답고 위대하게 이루기를, 그 가정의 축복이 깃들기를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말해본다. 지금 옆에 있는 내 사람이, 사실은 가장 소중한 평생 반려의 보석이라는 걸! 문단은 농담반 , 진담반입니다 ^.^! 외도*라는 여행지는 정말 추천드립니댜. [*외도: 1970년대 이 섬을 사들인 이창호씨와 최호숙 현 외도 보타니아 회장 부부가 40여년간 섬 전체를 정원으로 가꾼 곳이다.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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