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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무진븐니씨 Sep 24. 2022

가을 하늘 아래, 이야기 꽃 피우던 낭만.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 젊은 날의 열정이 그립다.


깊어져 가는

가을 하늘 아래,

이야기 꽃 피우던 날

한 SNS에서학교 모집공고에 활용되는 홍보이미지를 오랜만에 마주하니, 이맘 때 즈음에 개강하고 수업들으며 친구들과 캠퍼스를 누비며 학문의 상아탑에서 즐거운 날들을 보낸 기억이 떠오르는 가을이다. 오랜만에 학교를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간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멋진 분들을 보면, 나의 가슴도 한번 더 타오르면서 이렇게 멋진 사람들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기쁘고 멋진 (?) 소식에 비하면.. 나는 학교 생활을 즐긴 평범한 학생이었다. 다만 조금 열정이 있던 점과 필기여신으로 유명했는데, 그러한 점에서 친구들을 공부가 안 될 때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 어려운 전공과목이나 까다로운 과제같은 게 있으면 우리는 서로 힘을 합하여 어려운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기고 토론하며 조금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댄 기억이 있다. 선배님들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학교에 마련된 좋은 제도들이나 가이드에 따라, 어려운 공부를 조금은 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기도했는데 그 시절의 똘망한 뇌혈관이 그립다.


한편.. 이렇게 몰입과 집중으로 열심을 하는 시간도 있지만, 중간에 운치있는 가을 하늘 아래에서 캔 커피를 들며 저녁이 되어 조명켜진 벤치에서 가을 코트를 챙겨입고 친구와 미래 이야기, 우리의 꿈, 당시 유명했던 학교의 친구들&선배들의 이야기, 서로 궁금했던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은 공부를 하고 발표를 하는 시간에 버금 갈 정도로 재미있고 꿀맛같은 시간이었다. 쌓여가는 과제와 시험 속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좋은 추억과 낭만을 함께 겻들이며 지적 성장을 하는 그 시간은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인생의 보물같은 시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외향적인편이지만 인간관계를 그리 폭 넓게 넓히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먼저 다가갔던 적이 별로 없는데 같이 공부하자며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 친구들의 배려와 관심이 고마운 시절이었던 듯 싶다. 븐니가 물론 필기를 잘 하고, 성실히 학교 생활을 한 다는 점도 있지만.. 그런 것들보다도 함께 공부하자는 그 친구들의 인사들이 낯가림 심한 븐니에겐 쑥스럽지만 참 좋았으니 말이다. 아주 어린 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정을 나누고, 마음 나누는 동문 친구들을 만난 그 시절이 감사하고, 인생에 몇 안 되는 소중한 시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선배님들이 밥 사주시면

낮잠 쏟아져 섹션방에서 꿀잠

입학을 했을 당시, 새내기엔 뭐만 해도 예쁜 병아리 시절이었을 것. 많은 축하와 격려 속에서 선배님들은 정말 돌아가면서 점심 시간이 되면 학교 정문 근처의 맛집에서 밥을 사주기 시작했다. 이 때 친해지면 별명을 알게 되기도 하고, 캐릭터도 파악하면서 어떤 분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선배님들 소식 듣고, 후배님들 입학 소식을 들으면서 사람 이야기 좋아하는 블리는 그 시절이  참 정겹게 느껴진다. 당시에는 말이 조금 적은 편이었는데.. 주로 키보드 워리어로, 페북 소통을 더욱 즐기며 대화를 주고 받은 기억도 있다.


이렇게 한바탕 거대한 식사가 진행되면 식곤증이 쏟아져 학교에서 밤잠을 자는 사람처럼, 깊은 잠을 자곤 했는데 섹션 방에 마련된 쇼파나, 도서관 입구 쪽에 마련된 음악 감상실 같은 데에서 꿀잠을 즐기며 오후 수업을 대비하기 위하여 체력을 만빵으로 충전하기도 했다. ㅎㅎ 종종, 섹션 방에서는 너무 잠을 잘자서 깨지 못한 날 허겁지겁 강의실을 찾아가기도 했는데.. 달리기가 워낙 빨라 이런 점들은 쉴드가 가능했다. 어찌되었든 이렇게라도 졸린 시간을 보내니 24시간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는 무적체력이 길러지기도 했다. 지금도 가끔 공부를 해야 하는 날들엔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밤을 새면서, 그때 그 시절의 루틴이 나와서 평소의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하며 살고 있다.



그리운 그때 그 시절

추억과 낭만이 있는 신촌 :)

어린 시절의 그 때 입학 한 학교는 내게 또 다른 세계그 자체였다. 눈을 돌리면 친해지고 싶은 친구들이 가득했고,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과 무언가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자극제가 되어 고삐풀린 야생마처럼 도서관을 달려가보기도 했다. 어린 날의 그곳은 4년이 넘도록 지속적인 지적 설렘을 주고, 행복을 주는 곳이기도 했다. 부족함 많고 단편적인 앎이 많았던 내게 한층 더 큰 성장과 성숙을 알게한 시간이기도 했다. 기존에 알던 문화에서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기도 한 복합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교수님들의 박학다식함과 젠틀함, 카리스마가 묻은 강의들은 공부하는 시간 속에서 자부심을 갖게 만들었는데 그에 비해 나는 수동적인 학생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ㅎㅎ 서로 돕고 배려하는, 학풍 역시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성리로 대학 MT를 가고, 크고 작은 행사에 따라다니던 햇 병아리같던 저학번의 우리가 어느새 고학번이 되고 취업 준비한다는 이유로 조금 등골이 빠지는 시간도 있었지만, 대학교에서 커피 한잔에 토론 하며, 제법 대학생 냄새를 풍기니 취업앞에서도 크게 주눅들 것은 없던 듯 싶다. 고등학교 시절에 조금 엉덩이로 진행한 공부들을 페이퍼 들고 이 장소, 저 장소, 이 친구, 저 친구, 이 조모임, 저 조모임에서 신명나게 진행해보니 눈에는 열정이 이글거리고, 마음엔 꿈이 꿈틀꿈틀 거렸다. 열정과 낭만이 그득그득 했던 그 때 그 시절. 꿈이 살아 움직이고, 열정 가득했던, 똘똘했고 당찼던 그 시간이 가끔은 그립다. 희망감이 강렬하게 들었던, 노스탤지어 짙은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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