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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Sep 26. 2021

브런치 2개월간 300여개의 글 발행: 작성 소감

송블맇의 여가시간의 변화 l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


브런치에는 다음 '메인글' 소개와, 카카오톡 오늘의 '추천 글'이 있다


브런치에서 여러 이웃 작가분들의 소식을 듣다 보면 '메인에 글이 소개되었어요', '카카오톡 오늘의 추천글로 왔어요'라는 서로의 안부인사를 종종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인기가 좋은 글들은 포털 메인 사이트에,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로 글이 소개가 되니, 작가들의 글에 대한 책임감(?)과 신선한 글에 대한 자세는 아마 다른 플랫폼보다 더 무게감 있게 들어가는 곳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소개'라는 목적하에 자신들의 글을 억압하지는 않는 것 같다. 자유롭고, 다양하고, 개성 있으며, 읽어볼 글들이 많다. 막연하게, 언젠가 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봐야지 하고 생각은 했는데, 막상 되고 보니 발행에 대한 고민과 너무 빠른 속도에 대한 나름의 고찰, 출간을 할 수 있는 소재인가..? 에 대한 행복한 고민들로 시간을 채운 것 같다.


7월 20일 여름 이후, 9월 20일까지 200여 개의 글을 발행하면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글은 '여행 관련 글'이다.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리는 글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찐웃음 나서 쓴 웃긴에세이, 행복해서 올린 공감에세이 글들, 영화 관련 감상글들에 댓글이 달렸다. 라이킷이 가장 높은 글은 '연애 역사'에 관한 이야기로 앞으로 콘셉트를 어떻게 잡고 나가야 하나? 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기도 한 부분이다. 그렇게 콘셉트 잡기, 소재 고르기, 트렌드를 담을 수 있는 시사 에세이 등을 하나, 둘 작성해보니 나의 지식적인 밑천이 드러날까 봐 발행이 조금 머뭇거려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는 만큼만 써내는 게 내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어려운 개념을 넣고, 어려운 용어를 꽁꽁 넣어서 '있어빌리티'한 글은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그건 내 글이 아니다. 나는 이해한 만큼, 아는 만큼의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나만의 글'을 작성하고 싶다.


가장 공감이 갔던 어떤 작가분의 '글을 쓰는 이유', 가장 공감이 가는 분야는 '시&생활 에세이'


그렇게 글쓰기에 대한 약간의 부담감이 들 때면, 브런치의 피드나 검색창을 통하여 작가분들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서술이 되어있는 에세이나 기록들을 찾아보았다. 다들, '글에 대한 부담'이 들 때나 '글에 대한 슬럼프'가 올 때는 잠시 이 공간을 떠나는 듯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다가도 다시 브런치에 돌아와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보면, 역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글을 써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면서 더욱 글쓰기라는 행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공감이 갔던 어떤 작가분의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쓰고 나면 밥맛이 좋아진다는 한 줄의 문장이었다. 나도, 이상하게 글을 쓰고 공유하다 보면 이상하게 예전보다 밥맛이 좋아졌다.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준 브런치가 나에게는 '지식 나눔, 영감 나눔, 감성 나눔' 이상의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가장 공감이 가는 글의 분야를 고르자면 짧은 문장으로 압축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시, 에세이'이다. 그리고 정말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생활적인 지혜나,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하고 행복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는 생활 에세이, 공감 에세이 같은 내용을 보고 있으면 오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의 감정,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에 감동과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들의 재미있고 감동이 되는, 공감이 되는 글에 전염이 된 기쁜 마음으로 좋은 글을 작성하고 보니, 글에 대한 라이킷이 꾸준하게 향상하고 있는 요즘이다.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즉각적인 글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으니, 이러한 라이킷이 주는 행복감은 또 다른 글쓰기의 재미와 행복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도 든다.



브런치에 작성하는 글은, 갑툭튀 글이 아닌 축적의 힘에서 나온 글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하니 너무 행복하고 떨리고, 글을 작성하는 맛에 아주 시도 때도 없이 노트북을 켰다, 껐다를 반복하고 노트에 소재를 적어댔다. 또한 나의 수필 에세이가 있었던 일들에 대한 과장이 넘치는 글들이 될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비교적 정확한 사실 위주의 글을 작성하기 위하여- 과거의 기록과 책들을 꺼내보며 기록에 집중을 하고 있으니 잡생각이 사라져서 좋았다. 그렇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이 공간은 너도 나도 글을 잘 쓰는 작가분들로 넘쳐나니 내가 작게 느껴졌다. 더불어 어떤 분야에 정말 해박하시고, 전문적인 작가님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한없이 작아져 보여서 우주먼지가 된 기분이었다. 나 같은 나부랭이 우주 요정도 계속 이 '브런치 느님'을 사랑해도 될까?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랑'에 자격이 있는 거 아니잖아요? 하고 이내 계속 글을 쓰고, 브런치에게 대한 꾸준한 대시를 하고 있는데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넘쳐나는 서랍에 있는 글들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에 젖어있을 무렵에 방청소를 하다가 문득 내가 무언가를 준비하는 시간에 적어놓은 '시'가 적혀있는 노트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브런치에 발행시킨 글들과 비슷한 논조와 철학의 다양한 메모, 글귀를 발견하고서는 생각한다. 내가 평소에 하는 말들과 인생의 신조가 '갑툭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평소에 생각해 온 어떤 문제들과 현상들에 대한 나름의 정리와 정의는 이렇게 일상생활에서의 많은 고민과 기록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보니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의식 중에 떠오르는 생각이라고 했던 것들도 생각해보니, 내가 기록과 일상 속에서 한 번쯤은 나의 생각과 철학으로 재구성했던 것들이었으니 말이다. 이렇듯 평소에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과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니 평소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평소에 하는 좋은 생각과 인생에 대한 고민은 우리들의 글이 되고 철학이 된다'

by 우주 병맛 작가 송블리


글을 잘 쓸 수 있었던 환경적 요인과 앞으로 쓰고 싶은 소재의 글들, 계획


글을 잘 쓸 수 있었던 과거의 배경을 들어보자면, 먼저 초등학교 때에 만나게 된 문예부 선생님을 들 수 있다. 나는 당시 댄스도 잘하고 끼가 많은 학생이었기에 문예부가 아니더라도 춤을 추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제출한 방학과제 독후감을 보고, 문예부 선생님께서 끈질기게 문예부에 들어올 것을 추천하셨다. 그렇게 나는 내가 소속되어있는 댄스부에서 문예부로 특활 활동을 변경하면서까지 문예부에서 글을 쓰는 것을 배운 기억이 있다. 소개에 '댄스부 같은 문예부 소속'은, 정말 댄스가 좋았는데 문예부로 질질 끌려갔던 나의 과거의 모습을 풍자하는 소개의 한 줄이다. 그 당시에는 문예부 선생님이 춤보다 신나지 않는 글을 가르쳐주시는 것에 뾰로통하고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글을 좋아하게 된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니, 그 선생님께서 나를 문예부에 소속시키지 않으셨다면 나는 시조를 쓰는 방법도, 글을 맛드러 지게 쓰는 방법도 잘 모른 채로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는 중학교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학급문고 일을 하면서까지 내신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데, 학급 부회장 신분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학급문고를 작성하여 편집을 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는 고등학교 시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나는 '박학천 논술'이 아니면 학교에서 진행하는 논술강의를 수강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께 찾아가 저는 신청한 논술 강의를 취소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이 좋은 강의인 것 같으니 한번 수강해보라고 하셨다. 이후 내 인생의 철학을 뒤바꾸어 놓는 인생 강의가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으니, 아무래도 나는 '글쓰기'와 대단한 인연이 있는 삶인 것 같다.


'글쓰기'와 대단한 인연은 있지만 내가 가장 우려한 상황은 2개월 만에 300개의 글이 업로드되는 다소 부끄러운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겨우 속도를 줄여 290여 개의 글을 업로드하였다. 10개만 더 작성하였으면 정말 300개가 되어있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드라마, 영화, 소설 관련 리뷰/ 관찰, 시사, 수필 관련 에세이/ 캥블리의 삶을 잘 보여주는 매거진 외 인생의 소신을 밝히는 다수의 매거진/ 나의 영감을 담은 시를 모두 합하면 290여 개의 수가 되었으니 그리 많지도 않은 기분이 든다. 이 속도 대도라면 1,000개의 글을 작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 개의 글을 작성하더라도 농축적이고 심도 있는 글을 작성하려고 하고 있기에 속도는 느려질 수도 있다. 덧붙이자면 슬럼프 당시에 멈춰진 속도가 아마, 이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급 물살을 타고 빨라진 듯한 느낌이 있다. 그때 멈춰진 속도를 이 글 공간에서는 그 당시의 속상함을 만회해보고자 속력을 내며 '빛'을 닮은 우주속도를 낸 모양이다.


앞으로 작성하고 싶은 글은, 코로나가 끝나고 나서 우리의 사회 모습이 다시 밝아지면 예전처럼 다시 엉뚱 발랄하고 활동美 넘쳤던 일상생활로 돌아간 우리들의 모습에 대한 에세이 글을 작성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보다도 더욱 엉뚱하고 발랄하고, 가식이 없는 글들을 많이 작성하여 세상을 '표백'시키고 싶다. 그 유쾌함이 억지로 지어 짜낸 유쾌함이 아니라, 정말 세상을 살아가면서 웃을 수밖에 없는, 웃을 수 박에 없었던 의미 있는 유머로 나뿐만이 아닌 나를 찾아주시는 구독자 분들에게도 유익이 될 수 있는 '웃음과 유머', '센스와 행복'이 있는 글들을 더욱 다양하게 작성하고 싶다. 브런치 북 35개, 매거진 35개를 우주 끝까지 책임질 각오로 브런치를 통한 행복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싶은 요즘이다. 이제는 제법 눈에 익어서, 말을 걸고 인사를 건네고 싶은 이웃 작가님들과의 소통도 감사히 여기며, 세상과 소통하며 열심히 글을 작성하는 '선 병맛, 후 감동'의 열정적인 병맛 작가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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