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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Mar 01. 2023

<미쓰와이프>와 인생(Life)

<송블리의 키워드로 영화읽기> l 엄정화, 송승헌 주연의 영화.

▣키워드-인생(Life)



남편과 빠르게 이별한 엄마 밑에서 자란 소녀. 그 소녀는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의고,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다짐을 하며 악착같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 소녀는 커서 변호사가 되어 보란듯이 잘 사라내리란 그녀의 다짐과 꿈을 이룬 것 처럼 보인다. 의뢰인들의 변호를 승리로 이끄는 그녀(엄정화)는 승승장구하며 소위말하는 잘 나가는 (?) 변호사 대열에 합류하며 사회적 성공을 거머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의 발령을 앞두고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고 그녀는 '천계의 중계소'같은 곳에 도착한다. 죽은 사람들을 체킹 하는 이소장(김상호)을 만나게 된 연우. 한편, 천계의 중계소에서도 착오가 있었는지, 연우를 세상에 돌려보내려고 하고 대신 다른 사람의 삶 한 달을 살아야 하는 Mission을 받게 된다.


이 소장의 이와 같은 미션 or 제안을 받아들이며, "네, 할게요."를 외치는 이연우. 그녀가 그러한 제안을 받고 세상에 다시 돌아가 다른 이의 삶을 살게 되었을 때에는, 성환(송승헌)이라는 남편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게 된다. 한 번도 누구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본 적이 없었던 연우에게 이러한 삶은, 굉장한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고, 실제로 변호사의 삶이 아닌 한 가정의 구성원이자 아내로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냉철한 판단력과 프로페셔널한 커리어우먼 같던 이미지와는 조금 대조적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친근한 복장으로 옆집 누나 같은 분위기를 주는 세상에 다시 돌아온 '연우'의 이미지를 보면 문득,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하여 살아갈까에 대한 생각도 든다. (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게 한 달 남의 인생살기 미션을 부여받은 이연우. (엄정화) 그녀는 딸 (하늘)과 친해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과 직접 생활하고 삶을 나누며 느낀 한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하기도 한다. 즉 이러한 모습들이 극 초반의 냉철한 시각과 판단력을 가진 이연우 변호사와는 조금은 대조적인 다정다감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욱 가중시킨다. 그리고, 남편과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정말 한 남자를 사랑하는 동반자로 성장하는 모습과, 딸 하늘과 아들 하루를 자신의 자녀처럼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큰 감동과 재미, 유머러스함과 센스를 느낄 수 있다. 그 장면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모습들이다.


영화 <미쓰와이프> 스틸 컷

예를 들면, 한 달동안 성환(송승헌)의 아내로 살면서 어린 소녀를 유혹하여 이렇게 낡은 아파트에 살게 할거였냐~?는 ㅎㅎ 따지기 아닌 따지기를 하면서 성환을 난처하게 한다든가, 고액의 옷들을 카드로 긁어대는 원래 성격 못 버리는 연우(엄정화)의 모습을 들켜 가족들과 옥신각신 하는 장면이라든가, 자신의 아내를 “년”이라고 칭하는 상사에게 죽빵한대 날려주는 성환(송승헌)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족이라는 의미를 상기시키며, 웃기면서도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기에 영화의 몰입을 더욱 높인다. 또한, 하늘과 하루의 부모이자 그들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성환과 연우의 모습을 보면, 부모님의 사랑을 떠올릴 수 있어 한번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하늘 역시 엄마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엄마를 의지하고, 하루는 엄마를 위해 비타민을 사와 엄마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을 통해 자식들의 든든한 모습(?) 또한 엿 볼 수가 있는 장면이다. 이 외에도 웃음꽃을 피우는 장면들이 종종 연출되어 슬프기도 웃기기도 한 감정을 복합적으로 들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원래의 삶에 돌아오게 된 이연우(정화)는 성환(송승헌)과 하늘, 하루를 그리워하기도 하며 그들이 생활했던 집을 찾아가 보지만 “그런 사람 없어요”라는 답을 들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이 모든 과정 속에서 한 날의 꿈으로 받아들이며,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는 뉴질랜드로 돌아가는데... 그 여정 속에서 이연우 변호사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영화를 총체적으로 보면,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의미를 한번 더 떠올리게 하기에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서울 강남에서 잘나가는 변호사의 삶과 한 가정의 삶을 알뜰하게 이끄는 가정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조금은 대조적으로 보여지면서 내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프로페셔널한 내 모습이냐? 조금은 더 가정적인 내 모습이냐?에 대한 고민을 해보면서 말이다. 


끝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두 장면이었다. 첫째, 갱년기 엄마에게 비타민을 사주겠다며 자신의 용돈을 아끼는 귀여운 하루의 모습인데, 이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돌려보고 싶은 심정을 갖게 만든다. 그런 아들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조금 아픈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실 때에는 손수건을 준비해주시기 바란다.  둘 째, 연우가 딸 하늘의 일을 변호할 때의 모습이다. 딸 하늘이 자신이 과거에 변호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데, 이 때 연우는 자신이 과거에 했던 발언과 태도를 떠올리며 조금 무언가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 (연우가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게 되면서,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는 장면들이 이 영화를 감상하는 묘미인 듯 싶다.) 이처럼, 가족의 의미와 인생에서의 가치관에 대한 문제를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미쓰 와이프>의 매력에 빠져 가족과 인생의 의미를 짚어본다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의 영화로 찜해보자. :)


영화 <미쓰와이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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