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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May 20. 2023

<갓파쿠와 여름방학을>과 여름 날

<송블리의 키워드로 영화읽기> l 주말의 영화로 추천합니다.

■키워드: 여름 날



영화 <갓파쿠와 여름방학>,Summer Days with Coo 줄거리


며칠 전, 백발노인의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우리 부모님이 나이가 들면 저런 모습으로 변해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지금이 소중해지고, 먼 훗날 변해있을 우리 모습을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해져서 아침의 이동시간에 괜스레 기분이 울적해진 적이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과 백발노인이 모습이 겹쳐지면서, 왜 그 시간이 그렇게 정지가 되었던 건지, 인정하기 싫어도 마음속으로는 아빠를 아주 좋아하고 있었나 보다. 그런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게 되는 슬픈 스토리를 가진 영화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이란 영화이다.


초등학생 코이치는, 어느 날 화석 모양의 돌을 발견한다. 그 화석 속에는 신비의 동물 '갓파'가 있었다. 마치 고길동이 둘리를 처음 발견했을 때 표정으로, 코이치의 가족들은 말을 하는 신비의 동물 '갓파'를 보고 당황스러움과 반가움을 감추지 못한다. 코이치의 가족은 갓파에게 '쿠'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쿠와 코이치 가족의 여름의 추억은 그렇게 함께 시작된다. 도시 사람들에게 이 신비의 동물 '쿠'는 분명 안주거리가 되거나, 심심한 날들의 누군가에게 심심풀이 땅콩처럼 입방아에 오를 것이기에 코이치의 가족은 '쿠'의 존재를 비밀로 간직하고 싶어 한다. (이 와중에 쿠와 코이치의 코이치네 강아지가 대화를 하는 것이 은근, 재미로 다가온다.)


코이치의 동생은, '쿠'가 달팽이를 잡아먹거나, 씨름을 해서 자기를 소파에 쓰러트린다거나, 등등의 모습 속에서 쿠를 미워하면서도 좋아하고, 짜증 내하면서도 점점 좋아한다. 그런, 매력적인 쿠의 존재는 점점 이웃 동네에 소문이 나기 시작하고 결국 방송에 까지 나아가게 되는 일들이 발생한다. 그 와 중에서, 에도 시대에 잃어버린 아버지의 팔을 보게 되면서 '쿠'는 오열을 하고, 에도 시대 사무라이의 칼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를 다시 떠올리며 우리 아버지는 착한 분이었다고 억울했던 마음과 슬펐던 심정을 대변하여 답변한다. 이 과정에서 쿠를 도운 강아지는 죽게 되고, 새 때가 강아지를 공격하자 쿠는 이 세상에 없는 힘을 발휘하여 영면한 강아지를 지켜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여정들이 끝나고, 오키나와에서 편지가 오자 쿠는 코이치의 가족과 헤어지게 되고, 새로운 생활을 맞이하며 훗날 코이치의 가족을 만나기로 다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스틸컷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


여름 방학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설레고, 어떤 일들이 있을까, 어떤 방학 숙제를 해서 선생님께 칭찬을 받을까 등의 고민으로 매우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밝은 햇살 아래에, 가까운 수영장을 가기도 하고, 튜브와 도시락을 끌고 가족들이랑 유원지도 다녀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여름날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보니 새삼 어린 시절의 여름날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동물과는 이야기할 수 없을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했던 순수한 시절의 내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어린 날의 궁금증을 해갈이라도 하듯이, 상상 속의 동물이자 영화 속의 캐릭터인 '쿠'는 말을 하며 자신의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에 쿠는, 자신이 지내야 할 곳에 가서, 새롭게 새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마치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어떤 이의 모습과도 닮아있었어 괜스레 짠해지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 언제나 이별과 새 출발은 짝꿍인 것처럼, 헤어짐과 새로운 시작에는 왜 이렇게 마음이 쓰이고 눈물이 나오는지, 인생을 더 살아보면 그 답을 알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 <갓파쿠와 여름 방학을> 주말의 보기 좋은, 영화로 추천해보고 싶다.


영화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스틸컷

*이 글은, 송블리의 <키워드로 영화읽기>에 삽입될 븐니 작가의 리뷰 감상글입니다. 글쓴이: 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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