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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Oct 07. 2021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매거진 <가브리엘을 닮아 소식을 전해요> 6화 l 이웃사랑, 교회사랑.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현대 사회 같이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과거만큼의 이웃에 대한 정과 사회적인 연대의식이 비교적 약화된 현대 사회에 이와 같은 말씀이 잘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지만, 성경에는 이와 같은 구절이 있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 몸하나 간수하기도 벅찬 듯한 심정인데, 성경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말씀의 구절이 있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성경구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퉁퉁거리면서도, 나는 이 말씀 구절을 많이 묵상해보며 이웃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할 이웃들.


글에 적는 태도와 예의처럼, 모든 상황에서 내가 착하다거나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사람이기에 힘들거나, 화가 나거나, 용납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이러한 예의와 매너가 조금 소멸되기도 한다. 기독교인이면서도 성격이 다혈질적이고, 소리도 잘 지르는 내가 왜 교회를 다니는지.. 어떨 때는 정말 스스로 한심한 모습도 많이 가지고 있는 부족하고 연약한 나이다. 그렇게 모든 순간 착하지도 천사 같지도 않은 내가, 그래도 마음속에 담고 있는 성경구절의 말씀이 있으니, 아무리 타인이 나를 화나게 하고 나를 무시한다고 해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그 힘든 순간을 이겨내기도 한다.


우리는 나만큼 누군가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공감하고 도와주었던 적이 많이 있었다. 그러면 친구들은, "너는, 정말 내 문제도 너의 문제 같이 잘 도와줘서 고마웠어!"라고 편지나 메시지를 남겨주기도 하였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의 정도와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누군가가 내게 부탁을 한다면, 그것이 작은 일이든 내가 조금 큰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든 간에 먼저 도와주었다. ( 나 역시도 도움을 잘 청하기도 하였지만, 주로 도와주는 편이기도 하였다.) 그럴 때에는 남일을 내일처럼 생각하면서 그들의 일을 도와주었다.


예를 들어서 수학 문제가 어려워서 잘 모르는데 풀이 노트를 부탁하는 친구에게는, 집에서 풀이노트를 만들어서 조금 더 이해가 갈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 노트를 전달해주었다. 또, 어떤 친구 같은 경우는 복장 문제로 어떤 선생님께 확인을 받아야 하였을 때 내가 그 친구의 고민에 함께 참여하여 힘든 문제를 같이 해결해준 적도 있다. 대학교 시절에도 친구들이 노트를 빌려달라고 하면, 조금 성가시고 귀찮기도 했지만 워낙 서로를 돕는 문화를 선배들이 잘 조성해놓으셨기에 나 역시도 노트를 빌려주고 그들의 지적 성장(?)과 지식 나눔에 동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타인의 일을 도울 때 나의 일처럼 도우니, 나도 성장하는 기분이 들고 누군가를 도왔다는 생각에 성취감과 뿌듯함이 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남일을 나의 일과 똑같이 한다는 것. 타인을 나만큼, 내 몸과 같이, 나처럼 사랑하고 존중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해를 하고 존중을 하려다가도, 내가 희생하는 듯한 기분이 들거나 내가 상처 받는 듯한 기분이 들면 그들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는 없었다. 이러한 부분은, 정말 많은 훈련과 타고난 성향도 뒷받침이 되는 아주 어렵고 숭고한 태도의 삶이라는 것을 많은 순간 느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타인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면, 그들도 나를 그들처럼 사랑해줄 수도 있는 좋은 사회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진심은 전달되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을 나만큼 사랑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웬만하면 내일같이 여기면서 그들의 일들과 고민을 나의 일들과 고민처럼 여기면서 함께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명을 가진 분야는 아마도 사람들을 건강하게 '치료'해주는 의료계에 더 적합한 메시지 일 수도 있다. 나는 코로나 시대에 면회 제한으로, 보고 싶은 가족들을 잘 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그들을 기다려야 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의료진이라는 대한민국의 멋진 의료천사들은, 타인의 가족을 나의 가족처럼 잘 보듬어주었고 최고의 시스템과 실력으로 나의 소중한 가족을 예전과 똑같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고쳐주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도 자신의 가족처럼 환자를 보듬어주는 그들의 태도와 노력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더욱 자랑스러웠고, 말씀의 구절이 더욱 이해가 잘 되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한번 더 읽어보며,

인생 속에서 만나는 이웃들에 대한 진심과 공감을 나누면 참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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