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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Nov 23. 2021

[블리 연애 역사] 내가 만난, 가장 말 없는 사람

캥블리의 연애 이야기 l 이 정도면 내가 싫은 거 아닌가요.

아주, 좋아하는 사람을 오랜 기간 따라다닌 적이 있다. 따라다닌 다는 것도, 사는 곳이 너무 멀고 코로나로 인하여 직접 마주하는 것이 서로가 부담스러웠으니 간접적인 '따라다님'이었다. (카톡으로 아주 오랜 기간 '똑똑' 노크를 하였고 귀찮게 매일 연락하였다.^^♡) 여러, 연애 이야기에서도 밝혀왔지만 나는 한번 좋아하는 상대를 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그 상대가 쉽게 바뀌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생각이 나는 시간에는 종종 '선카톡'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면, 이 상대방은 자기가 먼저 연락처를 물어본 과거의 역사는 뒤로 한 채, 바쁜 건지.. 내가 싫어진 건지 아주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블리: 뭐해?


블리: ㅠㅠ


블리: 말해!!


블리: 대답햏


블리: 나도 이제 연락 안 함


                                                                                          그 : 흥..



이라고, 내가 50마디를 하면, 그는 한마디를 해주었다는 썸의 스토리다. 나는 과거 '이상형'에 대한 글을 쓸 때에도 말이 없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할 만큼, 많은 말보다는 침묵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뭄에 콩 나듯이 말을 하는 사람을 아주 처음 만나고 매달리는 동안,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 이런 연락이 반복이 되자.. 그 사람의 연락을 받기 위한 나의 집념이었는지, 그를 좋아한 나의 마음상태였는지에 대한 혼란마저 오게 되었다. 한 가지 확실 한 건, 그에 대한 나의 호감은 진심이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말이 없는 그의 모습이 종종 생각나면서 내 인생에 끝까지 어떤 풀리지 않는, 아름다운 미제의 어떤 것으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세상의 모든 진실이 아름답지 만은 않듯이, 그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아름답게 덮어놓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언제나 진중한 태도와, 감정보다 앞선 이성으로 행동하지 않은 그의 모습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이제는, 나의 행복과 그의 행복을 함께 응원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간직한 나의 마음속 이상형에 대한 기록을 몇 자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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