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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Aug 01. 2021

배송 중 분실되었습니다.

마켓컬리의 양심 l 생경한 하루.


새벽 배송이라는 혁명

마셜 맥루언은 언론학을 공부했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학자이다. 그는, TV 출현 당시에 "The media is the Message."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경구로 당시의 미디어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설명한 바 있다. 세월이 빠르게 흐르고, 시대가 편리하게 변화하면서 새벽 배송이라는 것들이 생겨났다. 신세계의 쓱 배송, 마켓 컬리의 새벽 배송, 다이소의 당일배송 (일부 지역 제한) 등의 식품업체들이 주로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추세이다. 마셜 맥루언은 TV의 등장과 파급력에 집중하였다면, 나는 새벽 배송이라는 1일 만에 시간을 압축한다는 배송방식이 우리 삶의 혁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급한 성질에, 하루 만에 도착하는 새벽 배송에 큰 매력을 느끼고 줄곧 잘 이용하던 요즘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l 배송 중 분실되었습니다.

그러 던 어느 날, 낯선 문자가 도착하였다. 다음 날 물건을 받을 생각에 오늘도 컬리와 함께 기분 좋은 시작을 함께 해야지, 하고 일어났는데 생소한 글귀의 문자가 도착해있었다. "배송 중 분실되어 후속조치를 취해드리려고 합니다. 연락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의 문자였다. 보통, 배송이 지연되어도 오전 11시 이전에는 온다고 나에게 늘 신뢰는 주던 새벽 배송에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무슨 사정인 지나 알아보자고 마음먹었다. 


"원래 오늘 물건을 받기로 되어있는데 배송 중 분실이라는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없었는데.. 무슨 일인가요?"라고 운을 떼었다.

확인해보니, 말 그대로 배송 중 내가 시킨 물건이 없어진 상황이었다. 집 앞까지 오셨는데 택배가 없어진 건지, 다른 곳으로 잘못 배송이 된 건지, 아니면 어떠한 경로로 없어졌는지 자세한 사항을 묻고 싶어 졌다가도 원래 성격이 노조 보호 측의 성향이 강하여서 그런 건 따져 묻지 않았다. 다만, 환불조치를 취하려다가 이들의 정직하고 정확한 상황 설명에 직원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재배송을 요청하였다.


역시 컬리야, 다시 주문해야지

그러다가 처음에는 기분이 나쁘고, 일정에 맞춰서 오지 않은 물건에 대한 신경질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요즘같이 나 몰라라 하는 시대에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재배송과 환불 절차 진행까지 프로페셔널하게 하는 식품업체를 보고 있자니, 나라면 저렇게 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신경질이 안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 배송된 물건을 받기도 전에, 필요한 생활품과 식료품을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넣어 담아 주문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그 누구에게도 큰 사건사고 없이 주문하였던 물건을 다시 받게 되고 그 물건을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는 점이다.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이렇게 침착하고 프로답게 발전했다는 것에도 새삼 감격스럽다. 어쨌든 나는 오늘도 빨라진 세상에 발맞추기 위해 새벽 배송을 이용해 본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욱 프로다워지는 우리나라의 시장을 기대해본다. :)


#송블리의세상살아가기 #송블리의하루 #배송은소중해요 #이런경험한적있나요 #오늘하루도안전하게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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