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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Jan 02. 2022

나는 이제 내 행복을 지키고 싶어.

20대와 다르게 30대 초반이 되면서, 한 가지 강력하게 든 생각이 있다. 그것은, 어린 시절만큼 다양한 환경에 날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익숙한 환경에서 소소한 행복과 아기자기한 일상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활동을 통해서 스스로의 성취감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 역시 좋았다. 그런데, 그에 따른 활동 유지비, 약속 시간에 드는 에너지, 활동에 따른 각종 소모적인 요소들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에 가치를 느낀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진 점은 그런 것에만 비중을 많이 두어, 내가 원하는 원래의 나의 모습을 많이 변형시켜가면서 노력하지는 않겠다는 철학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맞지도 않는 옷과 신발을 자꾸 신어본 바, 몸의 체형이 안 예쁜 방향으로 발의 모양이 무좀이 나는 방향으로 변형이 왔다. 사람은, 자신이 어울리는 옷을. 자신이 가진 철학과 소신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이와 같은 경험에서 정말 깊게 느꼈다.


아직도 나는 과거에 온 동네를 누비며, 정말 꿈과 목표를 위해 어떤 활동도 마다하지 않고 철두철미하게 나의 삶을 이끌고 왔던 나의 모습이 그립고 보고 싶다. 지금은, 그럴 정도의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다. 소위 말하는 안주를 하기도 하는 모습이 있고, 도전보다는 나의 평온함을 깨지 않는 안정이 좋다. 나이가 먹어서 일까? 경험이 쌓여서 일까? 물론 어느 정도 새로운 도전도 시도하고 있지만, 과거만큼의 정도와 강도는 아닌 채 정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렇게, 나도 세월 속에서 도전을 멈추고 싶은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 사실은, 브런치&블로그&SNS 공간 같은 것들도 참 감사하지만, 요즘의 삶에 대한 나의 태도와 마음의 자세를 보면, 이런 활동들 보다는 그냥 한 사람을 위한, 한 가족을 위한 조용~조용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한 마음도 든다. 다수를 위한 사람이 되는 길(?), 다수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글을 쓰는 길은 사실 조금 외롭고 쓸쓸한 길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글쓰기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요즘 집중하는 것이 글쓰기이기에.)


한편으로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더 많이 바랐던 적도 있었던 과거의 순진한 나의 모습이 바보같이 생각되어 이제는 나의 행복을 가장 우선순위로 바라고 싶다. 나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어떤 이들의 행복을 나 자신의 행복만큼 강력하게 바라고 기도했던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이기적이지만, 나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고 싶다. 아마 조금 지친 마음에 이런 투정을 부리는 거겠지만, 너의 행복만큼 나의 행복을 챙겨야 겠단 생각이 들었으니 내가 무엇에 이리도 지치고 상처를 받았는지도 찾아보고, 위로해주어야겠다.


<기프트콘 쓰고, 스타벅스에서 글 쓰다. 2021.01.02 >


난 이제, 나의 행복을 우선순위에 두고 싶어.

- 송블맇의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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