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맑은븐니씨 Jan 05. 2022

도움 주지 마세요.

<캥블리 언니가 살아가는 법> | 난 도움 안 받아!

​과거에 나는 정말, 따스하고 다정다감한 면모의 모습을 지니고 친구들을 대하는 반면, 어떤 면에서는 '그렇지만, 난 그렇게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라는 왠지 모를 근자감, 자만감, 교만함 등의 모습을 많이 지니고 있기도 했다. 이렇게 남의 도움이나 위로를 받기보다는 주기도 한 입장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필자를 함부로 위로하거나 도움을 주면 되려 욕을 먹는 가족들도 발생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난 정말 누군가의 도움, 위로, 소중하고 감사한 말에 많은 의존을 하며 사람의 온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하나인 사람도 맞다. 그렇다면, '난 너네의 도움 따위는 별로 필요 없어~'라는 어떻게 보면 재수 없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온 나의 마인드는 무엇일까? 그 원인을 재미있게 분석하여, 반성문같은 에세이 글을 작성해보며 무료한 일상시간을 보내보고자 한다.


원인 1) 자존심이 강해서 응원을 원하지 않는 순간에 받는 걸 원치 않음

그렇다. 블리는 자존감도 높지만, 특히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의 일에는 자존심이 강하다. 여기에다가 어렸을 때부터 경쟁 과정에서의 순위 매김의 자리에서 지는 것도 싫어했고, 비교적 중상위권을 유지했으니 나는 내가 좀 잘난 사람인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의 웃긴 모습도 있었다.

이렇게 자존심이 강하고 승부욕이 강하다 보니 스스로 잘난 맛에 취하다 보니 (지금은 과거 같지 않다) 내가 원하지 않는 순간에 누군가의 "힘내, 괜찮아"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고, 듣는다고 해도 고맙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존심이 상한다는 아리송송한 느낌이 들었다.

원인 2) 도움을 주고받는 인간관계에서 회의감이 들면서, 원치 않음

힘이 드는 상황에서 응원을 주거나,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비교적 나에 가까운 자리에 위치한 사람들일 수 있다. 그러한 사람들이 내가 도움을 원하는 상황에서 힘을 내어준다면,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 삶은 사는 의미와 이유마저 새롭게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도움을 주고 우정, 사랑을 나누던 인간관계가 한순간에 멀어지기도 하는 순간에서, 때로는 은밀하게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위로를 받다가 공공연하게 알려지는 순간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오히려 상처가 되기도 하고 힘든 순간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원인 3) 내 문제 정도는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라는 삶의 기조로 도움 원치 않음

원인 1) 원인 2)를 넘어서서, 기본적으로는 내 문제 정도는 별 도움 없이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라는 삶의 기조가 자리 잡고 있기에 누군가의 도움이 부담스럽거나 오히려 친근한 위로, 말에 대한 거부반응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런 감정들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예민한 성격 탓일 수도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누군가가 나를 정말 진심으로 해줘서 하는 조언도, 때로는 내 생각과 틀리면 그 말을 한 사람이 그 순간에 강렬하게 미워지기도 하면서,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날 위해주는 거야..ㅠㅠ'라고 속마음으로 내 삶에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다가오는 것을 예민하게 여겼다. (어린 태도와 , 미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인 적도 많이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의 과도한 도움, 위로는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 왜냐면, 난 나대로 내 인생을 항해하고 내 인생의 중심을 잡는 운전자가 되고 싶은 주체적인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면 주체적인 사람이 되는 것과 도움을 받는 사람이 주체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등식을 성립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은 주체적으로 자신이 결정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도움, 선택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을 잘 받아들이고 조사&분석하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욱 주체적인 사람의 모습에 근접한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난 도움을 받지 않고 이렇게 내가 혼자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금의 내 모습은, 사회의 모든 사회 작용의 과정이자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도움은 됐어, 삶은 내가 살게'라는 태도가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는 태도라는 것도 느낀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국가, 사회, 이웃, 가족, 친구들의 직&간접적인 도움 엄청 받고 살고 있으면서 도움이 필요 없다고 스스로 믿는 착각이 부끄럽게 느껴진 것)

지금은, 과거의 모습을 정말 많이 반성하면서 친구들의 응원, 직·간접적인 도움과 말들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큰 무게였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도움을 준다고 여기면서도 사실은 내가 그들을 도운다는 명목 하에 많은 성취감을 느끼고 자아 존중감을 느꼈으니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나를 도운 셈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실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은연중사람들의 온기를 그리워하고, 사람을 좋아하며 그들의 모습에서 많은 위로를 받고 교훈을 얻는 의존적인 사람이기도  모순덩어리임을 밝힌다.

"도움 많이 받고 싶엉.."


작가의 이전글 아름다운 꽃으로 남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