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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Jan 08. 2022

카나페가 와인을 만날 때-기회란?

송블리의 개똥철학 | 평소에 준비된 자의 미소

나는 술 종류 중에서 소주를 제일 좋아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구하기가 가장 쉽다는 이유에 있다. 언제 어느 곳에 구비되어 있기에 술 생각이 나면 손을 뻗어 소주를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소주잔에 따라진 그 증류수의 빛깔이 투명하고 곱다는 데 있다. 다른 술들은 가지고 있지 못한 영롱한 투명 빛을 머금은 그가 나는 너무 맛있고 좋다. 셋째는, 초록색 병이 주는 친근함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마치 숲 속의 천연한 빛을 머금은 듯한 그들의 초록색 갑옷이 나는 너무 멋있게 느껴진다.


이렇게 참이슬열린요정당을 자처하는 블리에게 와인이란? 그 값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미음가(?)가 아닌 블리에게 포도맛은 모두 다 같은 포도 맛이다. 그렇게 와인을 접한 블리에게 와인의 맛은? 와인=살짝 떫은 포도쥬스인데, 알코올이 들어가서 기분이 좋은 술~! 이라는 인식이 있다. 아마 와인을 사랑하는 분들이 이렇게 블리가 와인의 진가를 잘 모르는 부분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질 지도 모를일이겠다.


그렇게, 소주를 사랑하는 블리는 얼굴이 붓기를 원하지 않으면 찜 요리들과 소주를 마시기도 하고, 그런 것 상관없이 제대로 소주를 마시고 싶다면 탕과 찌개류에 얼큰한 아재입맛 등극하여 술을 삼키며 그날의 쓴맛, 신맛, 단맛 등의 인생의 맛을 음미하고 잠에 든다. 그러면, 다음 날 얼굴은 팅팅 부었을지언정, 마음의 슬픔과 스트레스는 반쯤 가라 앉아 삶을 살아가는데 꽤 도움을 주기도 하니, 술은 적당히 마시고 해독을 잘 한다면 기분좋은 알콜 음료수 같기도 하다.


술을 좋아하다보니 못하는 요리도 조금씩 늘어가고 음식을 만들 줄도 알게 되었다. (아주 초보지만 손에 물을 묻히지도 않았던 과거에 나의 모습에서는 탈출했다.) 그렇게 예쁘고 맛있고 건강에 좋은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다 보니 카나페 라는 과자에 과일과 소스를 얹어 만드는 간식을 만들게 되기도 하였다. 특히 이 카나페라는 녀석은 와인과 잘 어울려, 소주가 익숙했던 블리가 와인을 접할 때 한번 같이 곁들어보았더니 아주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는 소식이다.


그렇게 우연히 와인을 마주했을 때 만든 카나페가 나 뿐만 아니라 가족 입맛에도 아주 마음에 들어 훈훈한 저녁시간을 만들었다는 추억 이야기다. 술을 좋아하고 맛집을 좋아하다보니 시작한 다양한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어쩌면 그 실력을 발휘하기 좋은 타이밍을 만나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니 정말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는 이야기. 기회는 준비된 자가 쟁취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흔히 들어온 속설이 내 인생에도 적용된 것 같아 참, 기쁘고 기쁜 날이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가 쟁취하지 않을까?

- 송블리의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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