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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Jan 11. 2022

극단의 오지랖퍼와 침묵러에 대한 단상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입이 무거운 사람들이 존재하여 그 묵직한 무게감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역구, 전국구의 소식에 관심을 가지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야기의 달인처럼 전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둘 다, 그 특성을 살려 적합한 상황에 본인들의 장점을 발휘한다면, 아주 좋은 점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스펙트럼 중에서도 입이 너무 가벼워서 말을 전하고 다니는 행동들을 한 다거나, 상황에 대한 엠바고도 없이 항상, 상대방의 이야기를 가볍게 말하는 태도(말을 전달하는 오지랖퍼)를 일삼는 행동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말을 해야 할 상황인데 너~~무 말이 없이 상대방의 복장을 터지게 하는 행동 (고구마형) 역시 조금은 의사소통에 방해가 되는 자세인 것 같다.

한 마디로 말하면, 주로 가십을 일삼고 이웃과 타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너무 오지랖퍼 처럼 가볍게 전달하는 극단의 오지랖퍼와 또한 너무 말을 안해서 고구마처럼 케케 묵어 (평소에 고구마를 좋아하고, 고구마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는 것이 아닌 고구마를 먹고 나면 목이 막히는 현상을 보고 빗대어 작성합니다.) 속병 생기게 만드는 극단의 고구마형의 침묵러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  극단의 입이 가벼운 오지랖퍼를

삶에서 만나보았을 때(비밀은 없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그 사람 입이 가벼워, 말하기를 좋아해" 라는 소문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가볍다는 말은 그 말의 어감이 부정적인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것이 이야기를 적시의 타이밍에 잘 말하고, 어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윤활유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수준의 가벼움이라면? 칭찬이자 좋은 장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는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십거리로 전달하고 다니는 경우라면, 그것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요. 그러한 말을 가볍게 전달하고 다니는 행동은 장점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입이 좀 가벼운 친구가 나의 이야기를 전달 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아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

나는, 아주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지방에 산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주말에만 아빠가 집에 와서 우리를 보시고, 평일에는 회사를 다녀야했다는 사실인데, 당시에는 그러한 아버지들을 '기러기 아빠'라고 지칭하면서 불렀기에 어린 마음에는 뭔가 숨기고 싶은 사실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아주 친하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하였는데, 그 친구에게 말했던 것을 다른 이에게 듣게 되었을 때에는, 아주 어린 나이지만 이러한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거구나." 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정말 입이 무거운 친구라면 내 비밀을 지켜줄 수도 있을 테지만 말이다.)

또, 한번은 원래 속 마음과 깊은 고민을 잘 말하지 않는 내가 마음을 열고 어떤 이들에게 나의 마음을 전달하거나 이야기를 말하면, 그 것이 금새 다른 이들에게 전달이 되어 있어 정말 극 소수에게만 알리고 싶은 나의 이야기가 얼떨결에 전체공개가 되어있어 황당한 적도 많이 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들을 겪고 보니, 내가 유독 어떤 일들을 남에게 오픈하기 싫어한다는 성향도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입에서 말이 나가는 순간, 그 사실들을 어쩌면 비밀의 속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정말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말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일기장에 쓸 것을 권유한다. 아니면 공원에 가서 "임금님 귀은 당나귀 귀"하고 소리쳐라.


세상에 발설되는 말의 비밀이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 말을 하고 싶은데, 자기 표현이 없거나 먼저 무슨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고구마형을 만났을 때

(관계가 건강하게 형성되지는 않는다.)


나에게 만약, 입이 가벼운 오지랖퍼 형이니, 아니면 약간은 침묵을 고수하는 고구마형이니?라고 역으로 질문한다면 아마 나는, 해야할 말을 너무하지않는 고구마형의 침묵러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게, 나 역시도 고구마형인데 이렇게 말이 없이 속으로 생각하는 이들을 만나면, 상대방은 정말 답변을 듣고 싶어서 속이 터진다.

고구마형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다 그런건 아니지만, 말을 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속으로 쌓아 속에서 병이 날 정도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않기도 한다. 과거에는 나도 정말 극단의 고구마형으로 속병이 날 때까지 마음의 표현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나의 의사표현이 궁금한 상대방도 지치는 상황이 되었고, 나 역시도 속에서 쌓인 이 많은 이야기들을 이제 어떻게 풀어야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을 때가 많았으니 고구마형은 여러 점에서 답답할 수도 있다.

물론, 침묵을 지키는 고구마형 중에서도, 자신의 속에서의 목소리와 감정을 잘 컨트롤 하면서 정말 침묵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는 생긴 것 자체가 고구마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마음이나 감정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상황이 더 힘든 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아무리 고구마형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예의를 지켜 무언가를 진중하게 물어봤을 때에는 적당한 답변과 진심을 말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한번은, 정말 말이 없는 사람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너무 화가 나서 순간적으로 카카오톡 차단을 한 경험도 있다. 매번 내가 먼저, 나의 마음과 상황을 말하고 안부를 전하고 상대방에게 다가가는데 상대편에서는 전혀 미동도 없고 말도 없으니 이 관계가 정상적으로 형성된 관계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그런데, 상대방이 그렇게 말이 없다고 해서 차단까지 할 문제였냐?고 물어보시면, 나만 진심인 것 같아 그 서운함의 정도와 관계에 대한 강한 실망감이 들면서 "아, 저 상대는 정말 내가 먼저 근황을 묻지 않으면, 내가 궁금하지 않는건가..?", "내가 마음을 물어도 항상 그 정도의 답변만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당분간은 카카오톡에서 보기 싫어지는 마음이 강하게 들기에 못된 행동이지만 차단도 해보았다. (기대와 사랑이 크면, 미움과 실망도 커지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는 살면서 내가 오지랖퍼, 고구마형의 침묵러가 되어보기도 하고 그런 이들을 만나보기도 하면서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들이 생겼다. 당시에 극단적인 이들을 만날 때에는 화도 나고 어이도 없지만 지나고 보면 인생에 대한 교훈도 얻고, 그의 감정과 나의 감정을 조화시키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하게 되니 어떻게 보면 인생의 좋은 경험이기도 했다. 앞으로 나는 어떤 형의 의사소통가가 될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드는 눈 오는 날의 오후다.


극단의 스펙트럼의 소통가를 만날 때,
너무 당황하지 말고 치열하게 맞서 투쟁하자.

-송블리의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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