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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Jan 30. 2022

인생이 테트리스라면, 난 일자 막대기가 필요했다.

<송블리의 개똥철학> | 막대기 나와주시오.

어린 시절 즐겨한 게임이 있다. 바로 테트리스다. 필자가 제일 잘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너무 빠른 속도로 인하여 "매크로"쓰는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블리의 원래 순발력이 좋아 블록쌓기 전자게임인 테트리스는 타고나게 잘한다. 그렇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다양한 모양의 블록들을 잘 쌓아 올리면, 게임을 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자 막대기를 넣어 쌓아 온 블럭을 없애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인생을 게임인 테트리스에 비유하면, 웃기기도 하겠지만 내가 가장 지치거나 힘이 든 순간을 테트리스를 빌려 말하자면, 이제 정말 나는 내 인생의 테제들을 (그것을 테트리스의 블록이라고 치자) 잘 쌓아 올리면서 막대기 나올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일자 막대기가 나올 생각이 없는 것 같는 지점에서 많은 좌절이 되고, 힘이 든 기억이 있다.


이제, 저 일자 막대기가 나오면 다시 다른 블록들로 게임을 이어나가고 유지할 수 있는데, 열심히 차곡 차곡 쌓인 그 지점에서 막대기가 나오지 않아 게임이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나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고 한이 서린 날들로 기억 된다. 정말 이제, 막대기 하나만 쭈욱~ 넣어서 클리어 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안나오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인생은 내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모든 것이 나오는 기분 좋기만 한 게임은 아니라는 것도 안다. 알지만 그래도 그 막대기를 바라는 것은, 열심히 쌓아 온 나의 인생을 살아온 자세에 대한 보상이자 일종의 "상"을 받는 느낌의 보답을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도 든다. 나는 아마도 인생을 살다가 허무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이렇게 무언가 노력을 했을 때, 내가 원하는 지점에서 원하는 결과물을 만날 수 없었을 때 큰 허전함과 허무함을 느꼈다.


이렇게 살다보니, 너무 결과지향적이 되거나, 혹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보상이 없으면 내 인생은 별 볼일 없다~! 라는 사고방식이 별로 멋진 생각 같지는 않다고 느껴졌다. 아, 그냥 열심히 쌓아 올리다가 막대기 안나오면 다음 판 게임에서 더 좋은 성적을 만들거나, 아니면 막대기라는 게임의 캐스팅보트적 변수만를 기대하는 노템전을 하는 것이 아닌, 아템전을 하면서 다른 재미와 보상을 찾아도 되는 것이니 말이다.


<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박용후 저자는 같은 현상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사고력의 힘과 퍼스펙티브(시각)의 힘을 말한다. 나 역시도, 이제는 막대기라는 보상만을 기다릴 것이 아닌, 블록을 쌓아 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삑사리와 재미들, 아이템과 다음판이라는 설정을 바라보며 더 넓은 시각으로 인생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인생이 재미없어졌다면, 시각을 디자인하라~!

-송블맇의 개똥철학


*메인이미지- 픽사베이, 글-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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