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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Feb 19. 2022

옛 고향이, 코끝 찡하게 그리워 질 때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공주> | 내추억 돌려내!

옛날 옛적, 송븐니 공주는 탕수육을 즐겨먹었어요.


송븐니 곤듀님은 왕족답게 공부를 매우 잘했던 과거가 있다. 그러한, 과거를 현재와 연결시키기 위하여 매우 많은 노력들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두뇌 명석하고 두 눈이 똘망똘망했던 시절은 어쩐지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과거에 펜 좀 잡았던 짬밥(?)으로 세상을 살긴 살지만, 이 나이에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적응한다는 게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심적으로 서러운 감정도 드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많이 느끼는 현재의 삶에서, 문득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있는 모교를 바라보고 있으면 오묘하고, 먹먹한 감정과 기분이 든다. 친구들과의 추억이 묻어 있는 분식집, 노래방, 우리가 자주가던 아지트들을 추억을 곱씹어 가면서 걸어보면 그 시절, 그 때가 살아나면서 나이 먹은 내가 다시 어려지는 기분이 든다.

더 행복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누군가가, 나에게 "너의 가장 행복한 시절은 언제야?"라고 묻는 다면, 나는 "**맨션에서 언니들이랑 게임하고, 맛있는 탕수육 먹던 시절~!"이라고 한번에 대답한다. 이 때 당시에, 아빠가 매우 크게 아팠고 엄마와 이모는 아빠를 병 간호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어린 언니와 나는, 둘이 집에 남겨졌고 그 상황에서 사촌언니들은 우리 집에 와서 어린 우리들과 함께 생활을 해주었다.

사촌 언니들이지만, 거의 자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우리는 웃음 코드가 너무나 잘 맞았고, 서로 위화감 없이 스스럼 없이 그렇게 아빠, 엄마가 힘든 시간에 우리에게는 오히려 '다락방에서 솟아나는 행복함'같은 소소한 추억이 생긴 것이니, 나는 그 시절 언니들이 게임기로 슈퍼마리오 쿠퍼를 때려잡아주면, 그게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렇게 나의 어린 시절은, 사촌 언니들과 슈퍼마리오라는 두 가지의 큰 축이 늘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 행복한 시간을 능가하는 시간은 인생에 있어서 많지 않았다. 개인적인 성과나 성취들로 조금 행복하고 웃을 수 있는 일들도 많았지만, 내가 정말 편안하고, 즐겁고, 다시 돌아가고 싶을 강도의 행복을 느낀 시절은 많지 않다. ( 사촌언니들과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게임 하나에 울고 웃었던 그 시절이 너무 강력한 행복의 시간 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

내가 사회적으로 무슨 결과를 내지 않아도, 사회에서 바라는 기대대로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냥 나를 한 가족의 '다블리'로 바라봐주고 귀여워해주는 사촌언니들이 있었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내가 아직도 어리광을 많이 부리고 싶은 '어른아이'의 기질이 강한 사람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혹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럴수도 있겠다.

흔히 말하는, 내가 사회적으로 잘 나가거나, 아주 기세등등한 일들만 일어나지 않아도 나를 나 그대로 대해주고, 진심어린 사랑으로 나를 바라봐준 그 사람들의 시선과 손길이 그리워지는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도 든다. 사회는 냉정하고, 현실은 언제나 나에게 어떤 조건을 만들고 이미지를 재 생산하고 구축할 것을 명령하는 것 같은 순간에도, 가족들은 나의 삶을 더 생각한다.

너가 지금 하려는 것이, 너를 위해 하는 일인지 아니면 사회의 어떤 시선에 맞추어 너의 진짜 마음과는 다른, 허세를 부리는 것인지에 대한 조언도 나를 가장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듣고 있으니, 말이다. 내 꿈이 조금은 열정적이고 뜨거웠던 만큼, 나는 나와 소중히 지낸 가족들과도 많은 마찰과 갈등이 있었다. 현실과, 이상, 내가 원하는 나의 목표와 가족이 바라는 나의 목표가 상충할 때,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누구보다도 뜨거운 성장통을 겪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돌고 돌아 무언가가 끝나 갈때마다 혹은 시작 될때 즈음에는, 지나온 날들에 고민들과 머뭇거림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조금 헛헛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언제나 막상 다가가진 못하겠으나,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게 만들었던 현실적 한계와 상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면서, 마음 속에 이루어지지 않은 내 안에 원초적인 무언가가 꿈틀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욕망인가? 꿈인가?

며칠 전, 오랜만에 배달 음식을 시켰고 먹고 싶은 메뉴가 없어서 한참동안 메뉴를 고르려고 고민하다가, 탕수육을 시켰다. 그리고 갑자기, 그 시절 슈퍼마리오를 TV 앞에 켜놓고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는 순수한 시절에 내 모습이 교차적으로 스쳐지나가면서 삶이 뭣이기에 이리도 고단함을 안기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어, 블리 곤듀는 차마 배달 온 탕수육을 입에 넘기지 못하고 눈에만 담고 오랜 시간 과거의 곤듀의 추억을 상기시켰다고 한다.


븐니 공주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천연덕 스러운

탕수육을 보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있단 것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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