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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Feb 19. 2022

주사가 아파서 운 건 아니야.

<다블리의 일상다반사> | 그럼 왜 울었어?

주사가 아파서 우는 건 아니야-블리 작가 글


블리는 정부의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존중하고, 강한 신뢰를 가진 바 그들의 수칙과 안내에 귀 기울인다. 그리하여 웬만한 물건들은 거의 택배 주문을 하고 필요 이상으로 모임에 참석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방역수칙이 수시로 변경될 때마다 그에 준하는 행동으로 이 전염병이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2022년도에 들어서면서, 방역 패스가 진행되면서 접종 증명 혹은 음성 확인서라는 것을 제출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방역행정 관습처럼 제시되었다.

처음 주사를 맞은, 1차 접종 때에는 매스껍기도 하고, 무엇보다 졸음이 미친 듯이 쏟아졌다. 그리고, 왼쪽 팔에 근육이 뭉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중지 손가락에 미세한 신경통이 지속적으로 느껴져서 이 주사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짜증스러움이 발생했다. 방역수칙이라는 목표는 좋은데, 몸이 불편해지니 여간 예민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반은 자의로 하지 않은 선택에 (눈치밥 먹기 싫으니까) 2차로 주사를 맞으니 블리의 큰 눈에 눈물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주사가 아파서 우는 게 아닌 것은 나도 알고, 가족들도 안다. 그래도 수칙을 지키겠다며, 나의 소신과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한 것에 대하여, 가족들도 나를 불쌍하게 쳐다본다. 그리고, 맛있는 것 먹으라고 용돈을 쥐어주며 심하게 슬퍼하는 블리를 위로해주기도 한다. 타이레놀도 이미 구비해놓았다면 병 사발로 된 타이레놀을 선물해주며 멍든 블리의 마음을 달래주니, 이 코 시국에 정말 웃지 못할 우리 집의 추억이 하나 더 생기기도 한다.

여기에, 잔여 백신이 남아 있을 때 그래도 주사를 맞는 게 좋다는 가족들의 조언도 있었고, 방역 패스가 여전히 시행되는 곳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해서도 맞는 편이 좋지는 않을지에 대하여 권장하기도 했다. 다른 감기 독감이거나, 전염병의 질환이면 예방 주사를 맞고 비교적 순응할만한 수칙이지만 이번 주사는, 맞았는데 주사가 맞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부작용도 크고, 무엇보다도 처음 백신 패스가 시행될 때의 상황에 대하여 선택의 자유 부분이 많이 고려된 부분인가? 에 대한 생각이 들었기에 반감이 들었다.

처음 백신 패스가 행해지는 과정에서 주사를 통한 접종 증명 (차수를 통한 유효기간) 혹은 PCR 음성 확인서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안내가 되었다. 주사를 맞지 않으면 PCR 음성 확인서를 결국 이틀에 1일 꼴로 코를 쑤셔가면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니 사실상 선택을 주는 것 같은 방역수칙이 결국엔 한 가지의 선택만을 제시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주사를 맞고 있음에도 현재 코로나 발생상황을 보면,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음에도 이렇게 확산이 되는 것을 볼 때에, 그 주사에 대한 실효가 큰 것인지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궁금증이 든다. 구종이 아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기에 어느 누구도 쉽사리 나서서, 이에 대한 확답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거의 한 가지의 방식만을 제시한 채, 그것이 마치 선택사항인 것처럼 둔갑하며 시행되었던 방역 패스에는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질문을 던져야 하진 않을까를 생각해보며, 오늘의 일기 마친다.

*이제는, 백신주사 맞은 필자는 감염병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블리는 대권후보 주자 아닙니다. 일반요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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