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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Feb 28. 2022

그 공주님, 굉장히 사치스럽대요.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 색깔론에 대하여

블리는, 수저논쟁을 초월하여 블리 기준, 블리 관점, 블리 시점으로 물자를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 생기면, 즉각즉각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내가 일을하며 그 비용과 자유로운 권리를 만들기도 하고, 부모님도 돈 쓰기에 타고난 블리에게 용돈을 지원해주신 적이 많이 있다. 블리 기준, 색깔론을 지양하며, 스스로 만족하는 자급자족 수저)

20대에 들어서면서, 10대 때와는 달리, 한 성인으로 내가 소비권을 쥐어가면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렇기에, 10대에 참아왔던 어떤 억눌린 것들을, 이제 더이상 참지 않고 20대에는 사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원하는 것들을 손에 얻기도 하였다.

이렇게, 얻어진 다양한 아이템과 화려한 의류, 액세서리 등이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사치스러워보인다, 라는 시선을 갖게 될 소지가 있는 것들이었다. 실제로, 그 가격의 규모에 상관없이 조금 아이템을 자주 바꾸거나, 없어도 될 물건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 배경은 잘 모르기에, "조금 사치스럽네"라고 말을 하기도 하였다.

좋게 말하면, 잘 꾸미고, 소비를 즐기는 것이기도 하고 나쁘게 말하면 그야말로, 조금은 사치스러운 면이 물씬 풍기는 소비자(?)의 축에 낄 수도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갖고 싶은 것을 제때 갖게 되니, 그 기쁨과 쾌락이 주는 것들도 어느 새 또, 적응할만한 감정이 되었다. 쾌락이 주는 즐거움도 그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다양한 물건을,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얻고 싶었을까? 그것이 단지 물건을 소유하고 싶다는 물건에 대한 욕망에만 한정되어 있었을까? 또, 그러한 부분을 심도 있게 생각해보면, 내가 그 아이템을가짐으로써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각종 SNS에 더 빠르게 앞서나가면서 설명을 할 수 있으니 그 관심과 사랑이 좋았던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랑에 대한 욕망은 나의 사치로움을 만들었고, 그 사치스러움의 목적이라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끝에는 '사랑'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 나면서 나의 모습을 통해서 느끼고 깨달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예전처럼 과소비에 사치스러운 물품을 구입하는 철부지 블리는 아니지만, 대신, 그 마음을 소비로 배 채우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채워나가는 것을 배우고 있다.

그래도, 아직도 그 사치스러움의 습관이 남아있어, 정말 인터넷에서 사고싶은 어떤 블리 취향의 아이템은, 하루 종일 생각이 나서 마음이 괴롭다. '안 보고, 안 살거야'하는데 어쩜 그렇게 광고를 잘해 놓았는지 븐니 곤듀의 눈이 또 한번 욕망으로 반짝 빛나게 된다.  가끔은, 30일 중 29일이 택배박스로 채워지는 날들이 있어서,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 창피한 적이 있었다. (진짜, 그 땐 무엇들을 그렇게 사들였는지, 필요한 물품이 계속 생겨났다.)

자금을 적게 소유하였든, 많이 소유하였든, 원하는 시점에 쓸 수 있는 자금 루트가 있다는게 블리 기준, 제일 부자인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은, 블리는 수저 색깔론에 회의적인 관점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런 논쟁과 함께 사람을 경제적인 기준으로 나누는 사회의 시선에 지친 사람 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수저 색깔론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저렇게 질러대는 븐니 곤듀가 쌓아놓은 택배 박스를 묵묵히 치우는 국왕 애비와 여왕 애미는, 이런 소리를 하시고 있을것 같다.


"왕국의 재정이 거덜나고 있도다.."​​​

*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경제습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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