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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Mar 07. 2022

<용과 주근깨 공주>와 따스함

<키워드로 영화 읽기> | 뒤집힌 세상을 갖고 놀아봐요.

■키워드: 따스함 (스포 있음)

■원제: Belle

-The Dragon and the Freckled Princess.

<Belle> 영화 스틸컷

-요즘 애들은 행복을 등지고 있어

-엄마도 너의 행복을 바라고 계실 거야


스즈:행복? 그게 뭔데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져요?


할머니: 나도 이 나이 먹도록

행복이 뭔지 모르겠어


스즈; (좌우를 살피며, 다섯 어른들을 본다)


-그 눈빛 뭐야, 우리를 비교하는 거야?

-누구 인생이 정답일까 생각했지?

-행복에 정답이 있다면,

우리도 이렇게 버둥거리며 안 살겠지!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 중에서



가상세계 U에서 스타가 되는 스즈, 또 다른 이름 벨


시간을 달리는 소녀, 괴물의 아이로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새로운 영화에 신작이다. "노래여, 나를 이끌어줘, 다 싫어졌어.. 다들 행복해? 사랑하는 사람은 있니? 노래여 나를 이끌어줘, 무슨 일이 생겨도 좋아. 노래여, 곁에 있어줘, 사랑이여 가까이 와줘. 이렇게 조그만 멜로디가 뚫고 나갈 수 있는 세상을 보고 싶어. 매일 아침 일어나서 찾고 있어. (이하 생략)♡"이라며 시작되는 Bell (여주인공, 스즈)의 노래는 U의 세계에서 신비한 노래로 순식간에 Bell phenomenon을 일으킨다. U세계에 연결된 또 다른 캐릭터 AS들의 마음을 울린 것이기라도 한 것일까?

 


어린 시절, 엄마를 잃게 되고, 뭔가에 침잠된 그녀의 슬픔이, 가상세계 U 접속을 통한, 그녀의 진심이 담긴 노래를 통해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Who is bell? 이라며, 노래 잘하는 벨의 진짜 정체를 찾기 위한 대중들의 관심은 고조되며,  Belle( 불어로 아름답다는 뜻)의 등장은 U의 세계에서 화제가 된다. 한편, 가상세계 U가 화려하게 소개되는 것에 비하여 우리에게 익숙함을 주는 장면이 교차로 전개된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일상 이야기가 그려질 때에는 마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있는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스즈와 그녀의 친구 히로, 어린 시절의 남자 친구 시노부, 아직 친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친해지는 야무진 그녀 루카, 루카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까지 등장하며, 학창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당신은 누구야?" 당신을 알고 싶은 벨과,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용(The Dragon)


벨(스즈)이 또 다른, 노래 콘서트를 진행하려고 할 때, 영화의 불청객(?) 용 (The Dragon)이 등장한다. 그는, 가상세계 U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로, 자칭 정의를 지킨다는 저스틴과 저스티스(U의 정의와 질서를 수호한다는 집단)에게 견제를 받게 되기도 한다. 용은, 벨을 만나며 "나를 보지 마"라고 말한다. "내가 참으면 되는데.."라는 알 수 없는 말들을 벨(스즈)에게 건네면서 말이다. 도대체 왜 자신을 쳐다보지 말라고 하며, 자신이 참으면 된다는 말을 하는 것일까? 무언가 들키고 싶지 않은 상황에 있는 것일까? 무언가 참아야만 하는 상황에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면서 말이다.


가상세계 U에서 용의 정체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게 싸움에 지지 않고 모든 싸움에 거의 전승을 기록하며,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그가, 어른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자 저스티스에게는 "언베일"(가상세계 U에서 그의 정체를 그대로 드러내는 일)의 대상이 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한편,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호기심보다는, 홀로 힘겹게 싸울며 온몸에 멍이 드는 용이 응원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한 공간에 등장한 "용"에 대한 정체와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뭔가 모를 슬픔과 아픔을 지닌 것 같은 용의 눈빛과 태도들에, 벨(스즈)은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는 무슨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러한, 그녀의 진심이 가상세계 U의 용의 친구들(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그의 귀여운 동료들)이 그가 살고 있는 성을 알려준다. 이 장면을 보면, 정말 "미녀와 야수"가 연상이 되기도 하면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더 높이기도 하는 대목이다. 그의 성에 입성한 그녀에 대하여 "용"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나가 달라고 강하게 부탁한다. 그리고, 그의 귀여운 동료 AS 중에서도 "하얀 천사"를 지키려고 하는 그의 모습이, 벨의 모습에 포착되는데.. 무언가를 지키려고 하는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벨은, 그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용"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에 많이 지쳐있어서일까, 아니면, 말을 해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상황에 대한 포기일까



정의의 사도들, '저스티스'로 인해

불타버리는 용의 성


저스티스의 저스틴은 용(the Dragon)의 진짜 정체를 밝히는데 혈안이 된다. 그의 진짜 목적은, 가상세계 U의 정의와 질서 유지 및 수호란 목적인지, 누군가를 굴복시키고자 하는 그의 강압적인 정의감인지, 조금은 혼돈이 되면서 말이다. 그렇게, 가상세계 U에서, 누군가의 정체를 드러내는 "언베일"의 기능은 가진 그의 심판은 옳았던 걸까. (그 가상세계를 창조한 Vioces에 있는 언베일의 권한이, 어찌 되었든 저스틴에게도 있었음을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저스티스는 용이 머무는 성을 찾게 된다. 그리고, 샅샅이 뒤지며, 용을 찾기 위해, 성을 불태워버린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스티스에게 붙잡힌 '벨'을 구하기도 하는 용을 보면서, '벨'(스즈)은 용이 도대체 누구일지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에 모여, 가상세계 U에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그 막강한 힘의 용이 누구인지 생각한다. 강하지만, 아직 여린 어린아이의 눈을 가진 그. 용은 누구였을까? 왜 자꾸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 무언가를 감추려고만 하는 걸까? 그게 그의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 지치게 만들었을까? 왜 그는, 하얀 천사 AS를 그렇게 지키고 돌았을까? 영화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상세계 U에서의 화려한 벨과,

현실 세계에서 평범한 소녀가 일치가 될 때


한편, 그렇게 화려한 가상세계 U에서, 핑크빛 머릿결과 아름다운 피부, 신비로운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벨. 그녀가, 가상세계에서의 용의 진짜 정체를 알기 위하여, 저스틴의 언베일 기능을 자기 자신에게 직접 적용하여, 스스로가 현실세계의 모습으로 자신이 사랑받는 가면의 모습을 벗어던진다. 그렇게 현실 세계의 모습의 소녀로, 평범한 소녀의 모습으로 그녀의 따스한 마음이 담긴 노래를 하기 시작하는데, 이 장면이 영화의 명장면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그녀의 진심 어린 노래가 가상세계 U라는 세계에서, 모든 AS의 마음의 빛을 발하게 만들 때의 모습. 눈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장면이었다.


그리고, 스즈의 현실세계의 친구들과 가족같이 그녀를 따스하게 대해주는 어벤저스급의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일 때, 소녀는 현실세계에서의 용을 찾을 수 있었고, 그녀의 따스한 노래만큼이나 뜨끈한 그녀의 따스한 마음이, 기다리고 있던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었음을 영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받는 벨의 모습을 벗어던질 수 있었던 건,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이자 그녀를 항상 보듬어주는 남자 친구, 시노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 가상세계 U와, 현실세계에서의 관계, 그리고 용과 노래하는 벨 과의 관계를 모두 담아내느라 조금은 시간이 짧게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성과 괴물의 아이에서 느낀 감동을 느껴본 관람객이라면, 이번 영화 역시 그 부분의 맥을 이어나가는 감성과 따스함을 일으키는 감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녀의 마음에 정체되어 있었던 슬픔과 두려움, 억눌림이 풀려나가면서 그러한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는 공동체 연대가 강한, 이웃들의 정과 사랑이 담백하게 묻어있는 스토리가 나는,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친 '용'에게 자신의 따스한 마음을 전달해주는 벨, 스즈,를 보며, 누군가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는 따스함과 치유의 힘, 선의라는 것들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 되어, 이번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은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누군가를 위하여 나의 가장 빛나 보이는 가면을 그렇게 벗어던질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가상세계 U에서도, 현실세계에서도 울림을 주는, 약한 것 같지만 큰 파장을 지닌 따스한 빛깔이었다. 그녀의 마음이 진정한 Belle.


계속 노래할게.

사랑해. 언제까지나.


-영화, <용과 주근깨 소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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