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블리의 개똥철학> | 인간이란 말이야..
사람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영화/소설/도덕책 에서나 나올법한 인간관계가 실제로 존재할까? 신뢰, 믿음을 차치하고서 인간은 자신의 발 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타인의 발이 보이는 시야가 보이는 전능자만이 가질 법한 기능이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나는,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에도 사람은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란 걸 느낀다.
분명, 화장실 갈 때에는 조급하고 다급한 마음으로 간절히 뛰어갔는데 볼 일 다 보고 나오니, 급한 불 꺼졌다는 안도감과 여유로움에 다시 턱을 한 줌 치켜올려 든 채로 세상을 깔보기 시작하는 나. 또한, 내 발에 불 떨어지면 타인의 발 등은 보이지도 않는 인간이 바로 나란 존재다. 이는 내 친구들에게도 본모습이고, 내 이웃들에게도 언젠가는 본적 있는 모습이다.
하물며, 피로 섞인 친적&가족들도 때때로는 본인들의 일이 제일 급할 때에는 나의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아왔으니.. 인간이란 본인의 목적이 달성되거나, 가려운 곳이 긁어지면 금방 안주하거나 고개를 쳐들기 쉬운 존재이구나, 또 여유가 없어지는 상황에선 본인의 문제를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본능을 가진 이구나, 를 느낀 적이 꽤 있었다.
이러한, 내 마음을 꽤나 잘 알아주는 것 같은 책인 <잘 사는 것이 최대의복수다>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사실은 나의 삶을 잘 영위하고 타인에게 아쉬운 말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우리 인간들이 가장 원하는 자존심이 지켜지는 삶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이렇게 명쾌한 삶의 답을 가진, 책의 제목도 당분간 만나긴 힘들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사실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 살기에도 버거운-그런 바쁘고 고된 삶을 살아내야 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지구 상에서 서로가 경쟁을 하며 본인의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관계에서 오는 라이벌 관계에 있는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건, 내가 너무 인생을 메마르게 보는 것일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애초에 인간을 믿음의 대상으로는 여기지는 않는다. 물론, 가벼운 고민이나 일상 정도는 나누지만, 정말 나만이 알고 싶은 이야기나 감정 같은 것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나에게만 알려주는 편인 듯싶다. 이는 타인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아닌, 인간의 존재를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근원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선택하게 된 용불용설 같은 심리적 습성 같기도 하다. (남에겐 이야기하는 경향이 퇴화하고, 나 자신을 믿는 경향이 진화)
그래서, 세상을 살다 보면, 어떤 날엔 사람들의 따스함과 그들의 어깨가 필요한 날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신뢰와 믿음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위로와 응원을 얻는다는 것도 정말 중요하고, 그것이 우리의 따스한 심장에도 얼마나 필요한 소통의 힘인지도 느낀다. 그러한 힘을 얻고 싶을 땐, 그래도 조금은 평소보다 더 타인에게 솔직해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는 바는, 우리의 가장 숨겨야 할 나약한 어떤 것들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 자신이 주인이 될 수 있을 때 타인에게도 위로와 응원을 받아 보기를, 제안하고 싶다는 것이다. 사람을 전부 다 믿는가? 순수하고, 순진하기엔, 인간은 신이 아니란 점을, 조금은 말씀드리고 싶다. 혹시나 자신의 약함을 안줏거리 삼는 누군가를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적당한 거리에서 경계를 갖고, 소통하기를.
너무 순진하게 살진 말아요.
-송블리의 개똥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