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식 메뉴에 대한 입장 차이
나는 헤어진 남자친구들에 대해서, 잠수이별을 하거나, 처음 달콤했던 만남보다 좋지 않은 이유로 헤어진다든가 하는 등의 이유로 만남이 끝났을 때, 그래도 비교적 좋은 기억을 생각하면서 그 사람들의 행복을 빌어주고, 함께한 시간을 고맙게 생각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와 같은 경우와는 달리 유난히 불편스럽고 상처만 남긴 만남에 대한 기억도 있기에 오늘의 글을 작성해본다. 때는 그냥, 이런 점심/저녁 시간에 평범하게 식사를 해야 할 무렵, 나는 신촌에서도, 동네에서도 남자친구들과 편안한 메뉴로 편안한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나, 와플,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했기에, 평범한 식사를 했던 그 시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날도, 동네 가까운 데서, 예전 신촌의 부자 남자친구를 만날 때 함께 만나 먹었던, 그냥 평범했던 어떤 음식의 메뉴를 함께 시켜 먹게 되었다. 좋아하는 사람이랑은, 어떤 평범한 일을 해도 위대해 보인까 말이다. (그런 감정을 잘 모르는 사람인 듯 싶다.) 그런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던 이, 사람은, 식사를 모두 마친 뒤에, '자신에게, 겨우 이정도의 요리밖에 안되는 음식을 대접했다,'는 식의 평가를 나에게 장난으로라도 들려주었다. 얼마나 귀하게 자라고, 사랑스럽게 자라서 대단한 요리들을 접촉했는지는 모르게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겨우 너정도가 음식에 대한 투정이나 하고 있는 걸 보니, 오랜 기간 만나고 싶지는 않다.'라는 정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대화의 결이 항상 평가로 끝나고, 잘 통하지도 않는 느낌을 받아서, 만나는 동안 별로 많이 의지를 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2) 장소 선정 · 시간 사용에 대한 입장 차이
한번은, 가까운 동네산책을 하자고 제안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친구랑 걸으면서 대화로 이러쿵, 저러쿵 농담을 주고받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걸 좋아한 추억이 있다.- 그 날에, 그런 제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더니, 걷고 싶지는 않은 티를 냈기에 산책을 하기는 커녕 얘기조차 나누지 않았던 그런 날이 있었다. 생각을 해 보면, 이 사람은, 대단한 랜드마크나, 자신이 멋있다고 여기는 장소에서만 함께하려는 경향이 있었기에 크게 내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면 취향이 있는 건 좋은데, 너무 '자신이 좋아하는 가치'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나랑은 진짜 안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크게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마음에 맞는 사람은, 시장바닥을 걸어다녀도 참 재미있을 텐데, 뭔가 갖추려고만 하는 형식적인 모습이 좋았다기 보다는 꺼려지곤 했다.
3)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좋아서 만난 건 아니었던 만남
그 당시엔, 내게 조언이나 멘토같은 역할을 한 한 어르신이 있었는데, 그 분의 가벼운 제안으로 그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거와는 다르게, 길게 만나지도 않았지만 만나는 동안 늘 불편했고, 한번도 내 모습으로 그대로 편안하게 만난 적도 없었으며, 모두 다 꾸며진 가짜 모습이었고, 그냥 이전 남자친구에게 했던 표현방식 그대로, 루틴처럼 아무 생각없이 표현한 것들이, 그 사람에겐 대단한 온도로 전달되었다고 있었던 생각이 들면 가끔은 내 행동에 후회를 하며, 소름이 돋아 아침에 깨어나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인생에서 어떤 순간의 만남을 지울 수 있다고 하는 마법같은 순간이 주어진다면, 이 사람과의 만남을 내 인생에서 완전히 삭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곤 한다. 왜냐면, 나랑은 다른 사상을 지닌 함께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소소한 소통과 일상의 소중함은 뒤로한 채, 업로드용 사진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이 글은, <송븐니의 연애기록> 매거진의 한 에피소드 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