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묘지> 움베르토 에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진실이었을까요?
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를 읽고 나니 이런 질문이 생겨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치며 진실이 왜곡되고 틀어지고 가려져 있을까요. 때론 의도치 않게, 때론 의도적으로 진짜는 가짜가 되고 가짜는 진짜가 되는 세상.
그것은 소설 속 배경인 19세기 이야기만은 아닐 거예요. 21세기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지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이슈가 생기면 갑자기 연예인 가십거리가 붉어지고 각종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잖아요.
<프라하의 묘지>는 실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시모니니’라는 주인공이 어떻게 진실을 묘하게 바꾸어내는지 풀고 있어요.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는 오랫동안 거짓말의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하면서 권력의 거짓말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했다고 해요. 진실을 가려 대중의 눈을 속이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가는 비판의 날카로운 칼끝에 <프라하의 묘지>를 걸고 빙빙 돌리고 있는 듯해요.
이렇게 외치지 않았을까요.
“너희들 속셈 내가 모를 줄 알고?”
가짜와 진짜가 교묘하게 섞인 사회에서 정신 차리고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 가운데 억울한 희생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요.
예수회, 프리메이슨회, 반유대주의나 맑시즘 그리고 이탈리아 통일 과정과 파리코뮌 같은 유럽의 역사를 알면 훨씬 더 재미나게 다가올 소설이었습니다. 사실 쉬운 책은 아니었습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