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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Oct 26. 2022

심심한 천국이냐 재밌는 지옥이냐

그것이 문제로냐?

심심한 천국과 재밌는 지옥. 어느 곳이 더 행복할까? 


스코틀랜드의 시골 마을은 심심한 천국이다. 집 밖을 나가면 펼쳐지는 들과 산, 맑은 공기, 친절한 사람들, 별 탈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평화롭다. 대한민국의 서울은 재밌는 지옥이다. 사람 많아, 경쟁 심해, 여유는 뒷전이요, 눈 알이 핑핑 돌도록 빨리빨리 변하는 빡빡한 사회. 그런데 이 지옥, 생각보다 더 재미있다. 


해외 살이 13년 차, 코로나 탓에 5년 만에 찾은 한국에서 사춘기 딸 둘과 서울 한 달 살기를 하고 왔다. 한국인이지만 한발 떨어져서 바라본 내 나라의 풍경에 돋보기를 갖다 대 보았다. 명탐정 셜록 홈스처럼 "대한민국, 얼마나 바뀌었나 어디 보자" 하면서.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에 한숨 50 방울, 웃음 50 숟가락을 넣어 씨줄, 날줄로 삼아 10편의 글로 엮었다.    


한국 정말 그지 같아! 그래도 한국이 최고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돋보기를 들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물을 것이다. "지금 뭐 보고 계세요?" 그러면 다정하게 렌즈의 한쪽을 슬그머니 내어주려 한다. "한국, 같이 욕하며 사랑하실래요?" 


나누는 대화는 바람에 날아가듯 가벼운 수다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지하되 심각해지지는 않는, 버스 타고 집에 돌아가다 혹은 입에 밥숟가락 넣다 무심코 떠오르는 정도로. 훗날 게으른 역사학자가 한국의 2022년대 즈음에는 어떤 모습이었지? 하고 물어온다면 이 글을 몽땅 싸 들고 갖다 바칠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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