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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스널북퍼 May 16. 2019

오직 두 사람

인간군상

오직 두 사람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를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작가 작품 꽤 읽었다. 이 모순적인 상황은 무얼 말하나? 그냥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호기심에 무작정 읽었던 걸까? 아님 유명세와 베스트셀러에 늘 자리를 차지하는 그의 작품을 무시 못해 초이스했던 걸까? 알 수는 없지만 싫어하면서도 그의 작품을 읽었다.

음...,그는 뛰어난 작가이나 훌륭한 소설가는 아니다. 이 말인 즉, 글은 잘 쓰나,천상 이야기꾼은 아니라는 거다. 더 쉽게 말해,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장편보다 단편을 잘쓴다. 둘째, 책장을 덮고 한참이 지난 후 읽어도 아쉽지 않다.(흡입력이 떨어진다는 거다. 그래도 살인자의 기억법은 흡입력이 대단했다.) 셋째, 자주 인용을 한다. (어디서 읽은 거 본 거 유명인의 말말...등등. 해리포터에 인용되는 거 봤나?  소설은 논문이 아니다.) 소설은 스토리가 강력해야 된다. 근데 작가는 스토리가 강력한 소설들을 장르문학으로 폄하하면서 자신은 뭔가 대단한 순수문학을 쓰는듯 뉘앙스를 품기며 글을 쓴다. 글쎄, 소설이 다 소설이고 문학이지. 판타지라고, 로맨스라고, 미스터리 호러라고 그게 딴 문학인가?  자꾸 문학의 경계를 만드려는 우리네 작가와 문학계가 나는 혐오스럽다. 어쨌든 그래도 이 작가의 글을 읽고 싶다. 왜? 문장은 매끄럽게 잘 쓰니깐.

단편집 {오직 두 사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아이를 찾습니다.’였다.
스포주의!!!결론부터 말해 실종 아동 부모는 아이를 찾았다. 것도 10년 만에. 그 후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보통 꿈에 그리던 아이를 찾음 행복할 거 같은데, 이 부부는 어쩐 일인지 아이가 불편하다. 분명 아이만 돌아오면 모든 것이 정상화 될 거 같았는데...아이가 자꾸 낯설다. 내 아이가 아닌 거 같다. 그렇지만 유전자검사엔 유전가가 99% 일치한단다. 도대체 10년이란 세월이 이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아이는 자꾸 자기 엄마가 보고 싶단다. 자기를 낳아준 친모는 바로 눈 앞에 있는데. 아이 친부는 화가나 말한다. 그 여자는 유괴범이라고 그 죄값도 못 치르고 스스로 죽었다고. 아이는 자신을 길러준 여자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발악한다. 둘 사이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친부는 생각한다. ‘나는 너를 찾기 위해 모든 걸 잃었는데 돌아온 너는 나에게 희망마저 빼앗는구나.’ 처연하다. 모든 인물들이 안타깝다. 아빠도, 엄마도, 아이도 죽은 유괴범도. 과연 누구의 잘못으로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난 걸까?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평점 3.5 ‘아이를 찾습니다’와 ‘최은지와 박은수’ 이 두 작품이 참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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