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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었니? 너의 햇살인 그 얜 꾸준히 너를 찾아와 편지를 남기는구나.
살짝 읽어볼까 하다, 것 또한 집착이라고 네가 펄쩍 뛸 생각 하니 두려우면서도 궁금하다.
지환아.
난 정말 긴 터널을 드디어 빠져나왔어. 한 번의 파혼. 두 번의 결혼. 두 번의 이혼. 아빠가 다른 형제를 키우는 싱글맘이자 마흔둘 이혼녀. 누가 그러더라. 지저분한 년이라고! 남자 없음 못 사는 년이라고! 글쎄, 지저분한 건가? 나름 내가 저지른 일에 대가를 톡톡히 치르며 착실히 살아내고 있는데 손가락질받을 만큼 잘못 살아온 건가? 뭐, 타자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그래, 그렇게 이해해야지.
근데,
뭔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함부로 나를 평가하는 그네들 삶은 그리 청렴결백한 지.
인생이 흑백논리로 판단될 수 있는 문제인지. 왜 타인의 삶을 함부로 통속적으로 재단하며 질겅질겅 씹는지. 내 탓이다 내 탓이다 하다가도 저 밑에서 올라오는 역겨움이 날 미치게 해. 물론 난 부모에겐 형편없는 딸이야. 그건 인정해야지. 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날 비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지환아.
다들 뱃속에 있는 애를 지우래. 남편도 없이 삼 남매를 어떻게 키울 거냐고. 돈이 애를 키우지 아빠가 키우나 싶다가도 화목한 가정이 뭔지도 모르게 큰 오빠들처럼 막내딸내미도 소아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는 거 아닐까 싶어 고민돼. 더군다나 살인죄 하나 더 늘려 저승 갈 생각 하니 막막하네.
어떡하면 좋겠니?
또 담배가 생각나. 얜 골초가 돼서 나올 거 같아. 끊어야 되는데 아직 얘보다는 내가 먼저라. 엄마가 돼도 내 인생 최고는 여전히 나더라.
나 좀 웃기지 않니?
모성애란 말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가 봐~
그래도 굶기지 않고 남들 하는 거 다 시켜주고 고생 안 시키면 된 거지~ 암~ 됐지 뭐.
이렇게 살 줄 몰랐지만 또 이렇게 살아지네.
-H가-
인생의 희망은 -베를레느
언제나 인생은 평화와 행복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괴로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고,
투쟁이 필요하다.
괴로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슬퍼하지도 말라.
참고 견디어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의 희망은 늘 괴로운 언덕길
너머에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