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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이 May 25. 2022

임신일기 #3_임신하고 나서 산 것들


임신을 알고 나서 전엔 이런 게 있었는지도 몰랐던 것들을 샀다.


제일 신기했던 건 임산부 바지 확장벨트. 평평하고 폭이 넓은 고무줄 양쪽에 단추와 단춧구멍이 있고 가운데엔 손바닥만한 천이 붙어있는데 이걸 벨트처럼 평소 입던 바지에 연결하면 전에 입던 작은 바지도 늘려서 입을 수 있는 신박한 아이템. 단, 상의는 긴 옷을 입어야만 한다는 단점이 있다.


고무줄 치마

아직 배가 나온 건 아니지만 요 안에 달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답답해할까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고무줄로 된 치마 두 개, 편안한 크기의 고무줄 바지와 티셔츠로 구성된 파자마 세트도 샀다. 태어나서 처음 사보는 XL 사이즈였다. 벌써부터 꽉 끼는 스키니진이나 타이트한 청바지 보다는 고무줄로 된 바지나 치마가 훨씬 편하다. 이렇게 엄마가 될 준비를 차근히 하고 있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비타민 D

한국인의 만성결핍 영양소이자 임산부에겐 필수라는 비타민 D. 액상 형태로 한 방울씩 먹는 것도 있던데 난 씹어먹는 캡슐형태로 샀다. 식사 직후 먹어야 흡수가 잘 된대서 저녁 먹고 나서 바로 먹고있다.  


임신 관련 책

육아를 하는 모든 집에 한 권씩 비치되어 있다는, 2006년 초판 1쇄 이후 2021년까지 무려 15번째 개정판이 나온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 임신 개월 수 별로 엄마의 몸과 아가의 성장이 어떤 단계로 변화하는지 그림과 함께 사전처럼 잘 설명되어 있다. 생각보다 임신에 해당하는 페이지 수 보다 출산과 육아에 할당된 분량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지금은 임신에만 나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 임신은 시작일 뿐이고 출산 후의 육아는 정말 장기전이겠구나 싶었다. 먼 훗날까지 생각하면 쉽게 압도되어 걱정이 많아지는 편이라 일단은 한달, 하루, 지금의 나와 달이에게만 집중해보기로 한다.


임신 기념 쇼핑과 함께 하루의 마무리 루틴을 시작했다. 자기 전 하루 일과와 오늘 들었던 생각, 느낌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걸 핸드폰에 녹음하고 있다. 달이한테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약간 붕 떠있는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PS. 아, 임신 후 우리집에 새로 들인 물건들 중 가장 큰 것을 빼먹었다. 달이가 태어나면 같이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남편이 중고거래 앱에서 구해온 전자피아노. 요새 남편은 몇 십년 만에 처음 어색한 두 손으로 건반을 두드려가며  매일 밤 퇴근 후 열심히 연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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