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견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참고하셔요.
사실 나도 잘 몰랐다.
으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골든 리트리버는 사람을 아주 좋아하고 온순하다. 머리도 영특해서 금방 배우며, 맹인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 성향의 개 중 대표 견종이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도 이름도 비슷하고 얼굴도 비슷하니, 성격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털만 짧은 골든 리트리버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저 아직 어려서 철이 안 든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있었다.
대 악마견에 버금가는 아니 덩치도 그들보다 크기 때문에 3대 악마견 보다 상위에 랭크될 정도의 위엄을 보여줍니다.
마치 "우리 애가 그럴 리가 없어요"하는 심정이었다. 물론 호두가 순한 성격은 절대 아니다. 흥분도 잘 하고, 흥분하면 마구잡이로 덤벼들어서 아직 이 사이즈와 입 벌렸을 때의 이빨 모양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우리를 겁먹게 하기도 한다. 아무거나 주워먹거나, 버리려고 내놓은 쓰레기를 헤집어서 혼내려고 하면 엎어져서 듣는 둥 마는 둥 크게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게 그저 훈련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그런 성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아찔해졌다.
여기저기 조금 더 찾아보고 다행이다 싶었던건,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두 살 넘을 무렵이면 조금 얌전해진다는 점이었다. 어릴 때 발랄하고 커서는 철이 드는 타입이라는 게 이 견종에 대한 설명. 다만 호두는 이미 세 살을 넘어 훈련 때를 놓친 건 아닐지, 그리고 그것이 오롯이 내 잘못이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다.
비단 어떤 성격의 견종이든, 대형견을 키운다는 것은 비단 거주지의 문제뿐만 아니라 훈련과 컨트롤에 있어서도 매우 고민할 포인트가 있다. 어디서 봤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사람의 몸무게가 개의 8배 이상이 되어야 힘으로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 체감상으로도 대형견은 힘으로(적어도 내 힘으로는!) 컨트롤이 불가하다. 어렸을 때부터 안겨 버릇했고 애교가 많아서 자기가 져주는 개들 아니고서는 끌면 끌려가고야 만다.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유튜브에서 대형견들이 아기나 소형견들을 예뻐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 로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으레 하는 말 중 하나는 이거다.
대형견들이 더 순하다더라.
아니다. 그건 그들의 성격이 원래 그렇거나 훈련이 잘 되었을 뿐이다. 오히려 힘에서 밀려 컨트롤도 안되는데 아기를, 혹은 다른 작은 개를 물면 어떻게 하나 안절부절못해 할 수도 있다. 나도 호두는 물지는 않는다고 믿고는 있지만 산책나갈때 작은 아이들이나 강아지가 지나가면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 혹시나 사고라도 나면 그건 오롯이 견주인 나의 책임이다.
그러니 대형견 견주를 꿈꾸는 모두들, 꿈은 그만 깨시고 마음 단단히 먹으시길. 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지만, 천사견도 없다. 내가 천사 주인, 바른 주인이어야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