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호두 길들이기? vs 말괄량이 주인 길들이기?
요새 강형욱 훈련사가 아주 핫하다.
EBS인가에서 하는 (나는 페이스북 동영상 링크로만 봤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다루기 어려운 강아지 친구들,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견주와 아이들을 진단하고 훈련방법을 알려준다. 아주 젠틀하게. 그의 철학은 '개와 사람이 모두 행복하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는 것, 그것이 좋은 개와 사람의 관계라고 보여진다. 견주가 좀 힘들더라도 사람이 먼저 노력하고, 다가가라고 조언한다. 개에게도 본인이 무엇을 잘하고 못했는지 생각할 시간을 주고, 잘했을 때에는 아낌없이 칭찬해주라고 한다.
또다른 개통령도 있다.
요새는 조금 뜸해졌지만, '동물농장'에서 종종 같은 역할을 해주시던 이웅종 소장님이라는 분도 있다. 이웅종 소장님은 비교적 '강한 아버지'타입. 으레 알고 있듯, 개들에게는 '서열'이라는 개념이 있고(사실 따지고 보면 사람도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견주는 개보다 서열이 위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이 만든 기준에 익숙해질 수 있게, 일찍 부터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형욱 파다. 사실 혼내도 잘 듣는 것 같지도 않고, 내 스스로가 칭찬에 더 큰 효과를 보는 사람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 아빠는 이웅종 파다. 티가 나게 예뻐하지는 않는 것 같으면서도 가끔은 보면서 껄껄껄 웃고, 놀아주다가도 안되는 건 못하도록 제스처를 강하게 보내는 편이다. 사실 정답은 없을 거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이끄는 스티브잡스 같은 사람이 있다면, 캡틴 오마이캡틴 같은 부드러운 리더이자 선생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간혹 걱정되는 건, 우리 둘이 다른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호두가 헷갈려하면 어쩌나, 하는 부분이다. 다행히도 호두를 봤을 때는, 이게 칭찬이든 훈육이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갈 수록 나를 잘 이해해주고 천방지축 습관도 나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그래 뭐, 교육에, 그리고 사교에 정도(正道)가 있으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익숙해질 수 있는 길을 트는 게 우선일게다. 그런 면에서 가끔은 호두가 나를 길들이는 것 같기도, 호두와의 산책 생각에 맥주 생각도 끊어내고 어서 집으로 돌아오기도 하니 말이다.
앞으로도 잘 맞춰가보자 호두야. 너도 나를 잘 길들여주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8/20170908016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