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이'란 무엇일까
에드워드 호퍼와 아내 조세핀
에드워드 호퍼는
평생 아내만 그렸다.
한 여자만 그렸다고 해서
처음엔 세기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성격 차이로 미친 듯이 싸웠다고...
몸싸움을 동반한 과격한 부부싸움도
했다는 대목에서
'아 호퍼도 평범한 한 인간이었구나'싶어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호퍼 연구가가 우스갯소리로
'아마 연극 보는 순간에
가장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을까'
라고 했을 정도로
이 둘은 정말 치열하게 싸운
애증의 관계였다.
(호퍼전의 전시 끝자락에 수많은 연극티켓이
전시되어 있는데 호퍼부부는 연극 보는 걸 즐겼다 함)
자신과 반대 타입에게 끌려
결혼까지 하게 되는 건
본인에게 없는 결핍을 타인을 통해
메꾸고자 하는 본능인 걸까?
그렇다면 아예 나와 비슷한 사람은
어떨까?
애초에 나와 비슷한 사람에겐
끌리지 않는 유전적 장치가 있는 게
분명하다.
설사 어렵사리 결혼에 골인해도
아예 싸우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나와 비슷한 타인'이지,
'나'는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 타입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서
미친 듯이 싸우고
비슷한 타입은 나의 답답하고 맘에 안 드는 구석을
상대가 실시간 재현하며 거슬리게 해서
미친 듯이 싸운다.
결론
어차피 싸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일정한 간격이 필요한데
'결혼'과 동시에
항상 붙어있으니
다툼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결혼생활은
대체로 못 견디게 미웠다가,
서로가 없으면 허전했다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잠깐 사이가 좋았다가,
다시 거슬려서 싸웠다가
의 반복이다.
옛말처럼
인간과 인간이 만나
'지지고 볶고' 있는 것이다.
'지지고 볶는 사이'
난 부부사이를
이렇게 정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