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이제는 남이 아닌 내 가족의 이야기
설 연휴 이후로 거의 한 달 반가량
어린이집도 안 보내고 가정보육해왔다.
2월 28일 수료식 때 처음 보내고
3월 7일 월요일에 오랜만에 보냈는데
하원 차량에서 내린 첫째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자꾸 피곤해하고 눈가가 촉촉했다.
원래는 하원하자마자 공부방에 가야 하는데
그냥 집에 가서 누워있고 싶다고 했다.
집에 와서 열을 재보니 미열이 있었다.
생전 낮잠을 안 자는 아이였기에
이상한 예감은 있었지만 일단 재웠다.
저녁 6시부터 열이 38.4도를 넘어서
서둘러 해열제를 먹였지만
순식간에 열이 39도를 훌쩍 넘었다.
새벽 내내 해열제를 4-5시간 텀으로
교차 복용하고 물수건으로 닦아주어도
열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평소에 편도가 약해서 목이 부으면
곧잘 열이 나는 아이였길래
이때만 해도 또 편도염이거니 생각했다.
어린이집에서는 열은 안 났고
점심때 밥 먹다가 약간 토했다고 했다.
아이가 토했단 말을 듣고
담임선생님께 전화했는데
사실이었다.
내가 전화하기 전까지
아무런 설명이나 전달사항이 없어서
좀 화가 났다.
다음 날 아침 죽을 먹이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혹시 모르니
신속항원검사를 한번 해보자 했다.
에이 설마?
결과는 양성이었다.
갑자기 가족들도 모두 해보란 권고를 받고
콧구멍을 내어주게 되었다.
결과는 남편 빼고
나와 둘째 모두 양성이었다.
이렇게 멀쩡한데 양성이라고요?
의사 선생님께 남편이야말로
이틀 전부터 몸살감기 기운이 있었다,
음성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하자
잠복기일 수도 있으니 한번 더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남편은 기겁을 하며
두 번 코를 찔렸다.
모두 양성이 된 우리는
보건소에서 pcr검사를 한 뒤
집에 복귀했는데
결과가 새삼 궁금하지도 않았다.
다음날 나만 미결정(재검 요망)
다들 양성이니 자가 격리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차라리 양성을 주세요!
미결정이라 해서 나만 보건소 가서
다시 기다긴 줄 서서 pcr 재검사받았다.)
무엇보다 미친 듯이 증가하는
오미크론 확진자 수 증가에
2월 한 달 통으로 가정 보육하고
이제 막 하루 보냈는데
한 달도 아니고 딱 하루 보냈는데
바로 걸리다니!
담임선생님께 바로 양성 판정받았다고
말씀드리자 어린이집 공지가 올라왔고
같은 반인 아이들 모두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뒤 검사 결과를 알리는 댓글들이 달렸다.
처음 걸렸을 때는
솔직히 하루 보냈는데 걸리다니
억울한 마음이 컸는데,
우리 때문에 다른 분들께 피해를 끼친 것 같아
너무 죄송했다.
무엇보다 원망보다 응원의 댓글을 보았을 때
감동하면서도 죄책감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다들 음성이 나왔다고 하니
어린이집이 아니라 그전에 걸린 건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저번 주에 시어머니 생신이라서 시댁을 방문했을 때
그때 걸린 걸까? 그때 시댁에만 있었는데..
그러기엔 시부모님 모두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했다.
휴게소도 화장실만 다녀오고 바로 차에 왔는데
마스크 내린 적 없는데
식사시간을 피해 국밥 먹으러 갔는데 그때 걸린 걸까?
그 외엔 마스크를 내린 적이 없는데..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만 있지 않았구나!
은근히 많이 돌아다녔구나...
매일 집에 있었어도 '어쩌다 한번' 그 한 번으로
걸리게 되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바뀌지 않는 사실은
이미 가족 모두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거다.
항상 확진자가 몇 명 발생했다는
안전문자를 볼 때마다
'와 확진자수가 하루에 5천 명이 넘네..'라며
놀라면서도 무덤덤하게 넘겼었다.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이제는 그 5천 명 중에 우리 가족이 속하고,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일주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 이야기가 되었다.
첫째는 하루 고열에 시달리더니
괜찮아졌고
둘째는 멀쩡하다가 어제저녁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해서 해열제 먹였다.
나와 남편은
pcr검사를 받은 다음날부터
기분 나쁜 오한과 몸살기가 있었고
무엇보다 근육통이 심해서
온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통증이 심했다.
최소한의 보폭으로 어그적거리며 걸을 때마다
모양새는 우습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첫날엔 무증상이라 양성 판정받은 걸 믿을 수 없었는데
잠복기였다보다.
두통이 심해서 한 3일간은 매일 두통약을 먹었다.
목이 간지럽고 침 삼킬 때마다 따끔거리더니
이제는 목이 완전히 잠겼고 가래도 생겼다.
이 글은 잠시 괜찮아진 틈을 타
기록했다.
다들 건강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