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순기능
예전에는
소설 읽는 게
시간 아깝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허무맹랑한
허구의 이야기 같아서
읽다 보니 알겠다
소설의 진짜 매력을
내가 겪어보지 못한
타인의 세계관을
간접 체험할 수 있고
각자의 삶 속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대처하는
타인의 태도와 선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고
나라면 절대 이해 못 할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그게 그들 나름대로는 고심 끝에 내린
진지한 결론이라 뭔가 웃기기도 하고
허술한데 마냥 비웃을 수도 없는 게
나 또한 그런 실수를 한적 있고
최악의 선택으로 인한 나비효과를
연쇄적으로 맞아도 봤고
가끔씩은 이번 생이 망한 거 같아서
전원 버튼 끄듯이
모든 걸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일단 시작한 이상
멈출 수 없고 허접한 선택들을 하며
우왕좌왕하면서도 앞으로 떠밀리듯
계속 가야 하고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게
우리 인간의 숙명이라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나약한
소설 속 주인공들이 밉지 않고
오히려 측은지심을 느끼며 몰입하게 된다
누구라도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덮어놓고 혐오하는 대신
연민을 느끼게 될 테지
소설을 읽는 것은
어쩌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내가 살아온 나의 세계관은
너무나 좁고 편협해서
타인이 써놓은 타인의 이야기를
읽지 않는다면 나는
타인을 짐작할 수 없다
나만의 세계에 몰두하며
나의 테두리 속에서 살아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