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를 잊어버리고
맨드라미를 잊어버린 사람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by
손잎의 노래
Nov 7. 2024
언제부턴가 나는 맨드라미를 잊어버렸네
이름이 너무 예뻐서 입술에 넣고 다니다
저 멀리 하늘거리는 홑겹의 꽃들,
가녀린 생(生)에 취해 헤프게 입 벌린 어느 날
가뭇없이 잃어버렸네 떨구듯 잊어버렸네
과거를 잊고
날
개 하얗게 새어버린 나비처럼
빛바랜 고유명사
로
이름만 펄럭이던
맨. 드. 라. 미
그 붉은 맨머리가
나
를 부르네
잊어버렸다기에 미친 듯이 꽃 피웠다며
켜켜이 피워 올린 소식인 줄 몰랐냐며
맨드라미가 자긴 줄 몰랐냐며
잊어버린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홰를 치듯 키 큰 가지를 흔들며
소복하게 검붉은 볏을 세
우
네
혈색 좋은 한가을의 보통명사
맨
드
라미로 우르르 올라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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