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eBook을 만들자고 생각했을 때는 ‘판매’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5명의 친구 모두 열심히 쓴 글인 만큼 이대로 흘려보내기가 아깝다는 게 가장 큰 동력이었다. 사실, 아무런 강제력이 없는 프로젝트이니 중간에 무산되었을 법도 한데, 다들 조금씩 시간과 의견을 양보해 가며 이어져가고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었다.
그런데, 전 직장의 기억을 버리지 못한 걸까?
책이 완성되어 가자, 슬금슬금 기왕이면 잘 팔리면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이 올라왔다. 이렇게 많은 공을 들여서 책이 탄생하는데, 제대로 알려볼 생각도 하지 않고 책의 자생 능력에 기대어 판매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아까워 보였다. 게다가 마케팅은 나의 전문 분야이지 않은가! 이북 제작과 출판과는 달리 30초만 생각해도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결심이 선 뒤에는 출판 관련 커뮤니티와 출판사 홍보 채널들을 돌아다니며 책 마케팅에 대해 공부했다. 대부분은 소비재 마케팅을 하던 때의 것들과 다르지 않았다.
1) 담당 MD님들께 책 소개 메일 보내기
화장품 마케팅을 할 때도 입점하는 채널의 카테고리 담당자분들을 찾아뵙곤 했었다. (예를 들면 올리브영 MD 등) MD 커뮤니케이션은 보통은 세일즈팀의 담당이지만, 신제품을 출시할 때는 마케팅팀도 함께 가서 제품 소개를 하고 프로모션 등을 함께 논의했다.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하는 것이라서 사실 출판사의 담당자분들에게 연락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나, 그래도 한 번이라도 더 MD분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싶어 사이트에서 메일 주소를 찾아 연락드렸다.
2) 카드뉴스 / 인스타그램 광고
(문외한의 의견이지만) 인스타그램의 카드 뉴스는 책 광고의 꽃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5명이 머리를 모아 카드 뉴스 스토리를 만들고, 게임 기획자인 친구가 chat GPT를 사용해 카드 뉴스를 위한 일러스트를 만들었다. 여담이지만, 돌이켜보면 표지와 달리 카드뉴스는 전문 디자이너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도 꽤 흥미롭다. 인공지능 기술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잘 배분해서 사용하는 것도 앞으로는 커다란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카드 뉴스가 궁금하다면!
https://www.instagram.com/p/C28hylQOp74/?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3) 신간 홍보 메일 보내기
신문 기자를 하는 친구의 제안으로 여러 언론사의 신간 담당 기자분들께 신간 홍보 메일을 보낼 예정이다. 제안부터 기자분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메일을 보내는 것까지 또 한 사람의 직업적 전문성이 귀하게 쓰인 부분이었다.
4)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홍보하기
사실은, 이 브런치도 책 홍보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 아직 작업 중이지만, 책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각도에서 찾을 수 있도록 블로그와 관련 있는 커뮤니티들에 홍보할 예정이다.
사실, 출간이 완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활동이 아직도 준비/진행 중이다. 그래서 우리의 마케팅이 성공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이야기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작은 소회들을 이야기해 보자면, 나에게는 너무 기계적인 일들이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일이라는 게 신기했다. 대충 이런저런 것들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처음 이야기했을 때 친구들이 ‘네가 회사에서 이런 일을 했었구나’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말을 듣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6년간 고군분투했던 일들이 마치 자전거를 배우듯이 머리와 몸에 잘 각인되었다는 게 나름 뿌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만큼 다른 친구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올렸겠구나 라는 상상을 하게 해준 것도 좋았다.
그리고 마케팅까지 해보지 않았더라면 나중에 후회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만들면서, 그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빠져들 수 있는 걸 찾았다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책을 망망대해에 던져놓고 끝낸 것이 아니라 출판 후에 이 책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조금 더 먼 미래까지 생각했다는 것도 그런 성취감이나 자부심을 강화한다.
물론 지인과 가족들이 많은 입소문을 내준 덕분이 크지만, 우리의 책은 이북, 시/에세이 일간 판매 순위에서 알랭 드 보통의 밑밑 자리를 차지했다. 3개월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생긴 것이다. ‘유튜브도 좋지만…’을 종이책으로 내는 일이 되었건, 또 한 번 다섯이 머리를 모아 책을 내는 일이 되었건 우리가 함께 일을 벌이는 게 이번이 끝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 브런치북은 5명의 친구들이 함께 5개월간
이북 <유튜브도 좋지만 가끔은 생각하며 살고 싶어>를 만든 여정을 담았습니다.
이북과 브런치북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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