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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OS Mar 05. 2024

[레겐보겐북스]페소아와 이명작가들

>> 내 안에 살고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


"내 안에 살고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

-페소아와 이명 작가들-     


    

이야기 하나


1910년대 포르투갈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잡지 《아기아(Águia)》에 페르난두 페소아라는 신인이 한 편의 글을 기고했다. 포르투갈 고전 문학에 새로운 현대문학을 예고한 비평문이었다. 1915년에 모더니즘 잡지 《오르페우》와 《아테나》가 창간되자, 알베르투 카에이루, 알바루 드 캄푸스, 히카르두 헤이스라는 이름의 작가들도 잇따라 시를 발표하였다. 그들의 파격적인 시는 문단의 별다른 호응을 받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작품은 계속 이어졌다. 포르투갈 문단의 주도권에 맞선 이 시인들은 과연 누구일까. 알베르투 카에이루, 알바루 드 캄푸스, 히카르두 헤이스 등으로 불린 일군의 시인들은 놀랍게도 페르난두 페소아, 단 한 명의 시인이었다.     


이야기 둘


"어느 날 《아테나》라는 잡지를 읽게 되었습니다. 잡지에는 '히카르두 헤이스'라는 이름으로 서명된 시들이 실려 있었고, 견습정비사(주제 사라마구)는 자기 나라의 문학을 잘 몰랐기에 히카르두 헤이스가 실재하는 포르투갈 시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시인이 바로 페르난두 노이게라 페소아라는 유명한 시인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페소아는 자신이 창조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시인들의 이름으로 시를 썼습니다. 그는 이들을 가상인물이라고 불렀는데, 그 당시 사전에는 이 단어가 없었기 때문에 문학 견습생은 그 단어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위대해지려면 하나가 되라/ 네가 하는 최소의 것에 너 자신을 놓아라" 같은 히카르두 헤이스의 많은 시들을 외웠습니다(...)"

- 1998년 주제 사라마구의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포르투갈 문학은 우리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아마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포르투갈 국민작가 페르난두 페소아가 있다. 그는 20세기 포르투갈의 모더니즘 시인이자, 비평가, 번역가, 철학자로서 유럽과 영미권에서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작가에 속한다. 생전에 그가 포르투갈어와 영어로 출간한 책은 고작 네 권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1935년 47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그가 남긴 트렁크에서 미완성 원고가 발견되었는데, 원고 뭉치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가득 차 있었다. 이 카오스 상태의 원고들은 전문가들에 의해 정리되기 시작하여 1988년까지 25,000 페이지 가량에 이르렀으며, 현재 리스본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페소아가 생전에 출간할 계획이었거나 기획했던 글로는 <리스본(Lisbon: What the Tourist Should See)>, <시가집(Cancioneiro)>, 그리고 12편만 편집된 상태였던 <책(Livro)> 등이 있었다. 그 외 원고는 세계의 수많은 편집자와 번역가들에 의해 시, 산문, 철학, 문학비평, 정치 칼럼 등 다양한 텍스트로 출판되었다. 그럼에도 아직 출간을 기다리는 미완성의 원고들은 무수히 많이 남아있다.     


----- 이 글은 진행 중으로 이하 생략했습니다. 페소아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 원고를 기다려주세요!


# 글 소노스(SO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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