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공동체 안에서 벌새가 되세요
"변화를 이끄는 모든 분들게 전합니다.
부디 자신이 인간임을 잊지 마세요.
세계가 안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우리 인간성을 버린다면,
그건 실패입니다.
이 세계에서 보고 싶은 변화가 있다면
우리 자신이 그 변화가 되어야 해요.
...지구를 보호하는 행위는 결국 사랑을 의미하는 행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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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호우드 메이보디(Farhoud Meybodi) 감독이 연출한 <어스바운드>는 케냐의 은잠비 마티(Nzambi Matee)라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2020년 UNEP의 환경 이니셔티브 중 하나인 "지구의 젊은 챔피언(Young Champions of the Earth)" 상을 받았다. 2017년에 시작된 이 시상식에 대해 UN 환경프로그램사무총장인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은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은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및 오염이라는 지구위기에 대해 의미 있고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 우리는 그것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이 영화는 은잠비 마티가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 두뇌와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그녀의 솔루션은 케냐 나이로비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인 플라스틱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노벨상 수상자로 널리 알려진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의 가치관처럼 이 젊은 여성은 놀랍게도 공동체의 연대와 희망의 힘, 그리고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랑을 회복을 말하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세대는
그 대가를 치르는 세대가 아니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왕가리 마타이-
은잠비는 우연히 몸바사 해안에 갔다가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걸 보고 놀랐다. 그리고 나이로비에는 보도블록이 망가져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은잠비는 폐플라스틱과 모래를 섞어 벽돌을 만들면 플라스틱 문제도 해결하고 도시의 보도블록도 개선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기존보다 35% 저렴하고 내구성은 7배 더 강한 벽돌을 제작했다. 또한 수작업으로 만들던 방식에서 압축 성형기라든가 유압 프레스 같은 기계를 직접 설계, 제작하여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자 은잠비는 '나를 빚다'라는 뜻의 <지젠게(GJENGE)>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 노력과 기여는 UNEP의 "지구의 젊은 챔피언 상"의 수상으로 이어졌다.
한 젊은이의 성공이야기 같지만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간단히 빠른 시일에 이루어질 일은 아니어서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기계문제라든가 사업경영, 그리고 무엇보다 수상경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투자와 후원은 이어지지 않았다.
2017년 케냐는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과 쓰레기가 넘쳐나 몸살을 앓고 있다. 왜냐하면 케냐는 쓰레기 주요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나이로비에는 매일 2400톤의 폐기물이 쏟아지고 있고 이중 5분의 1이 플라스틱쓰레기이다.
단도라 쓰레기 매립장. 출처는 위키.
은잠비의 집은 나이로비 남동쪽의 빈민가 단도라에 있다.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쓰레기 매립장이 있는 곳이다. 단도라(Dandora)에는 12헥타르(30에이커) 이상의 대단위 매립지가 있다. 유독 화학물질이 포함된 플라스틱이 아무렇지도 않게 쌓여있고 비가 내리면 강으로 유입되고 무방비로 태워지기도 한다. 여기에는 매일 병과 죽음에 노출되어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유용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기 위해서이다.
다큐멘터리는 은잠비의 여정과 함께 케냐의 플라스틱 문제와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중첩시켜 보여주고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찰스는 이렇게 말한다.
"쓰레기를 줍는 사람은 전 세계 2천 만명이 있어요.
우리를 불쌍한 사람들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우리도 여러분과 같아요.
가족이 있고 희생이 있고 꿈이 있죠."
그는 순간 카메라를 정면으로 향하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도 인간이에요."
"우리가... 보이나요?"
은잠비는 투자와 후원이 없는 지젠게 회사를 운영할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벽돌을 만들 플라스틱을 구하기 위해 단도라의 쓰레기 매립지를 찾았다. 그녀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또한 케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여기서 은잠비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200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왕가리 마타이의 연설 내용이었다. 바로 그 유명한 "벌새 이야기"이다.
큰 산에 대화재가 일어나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벌새 한 마리만이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건 '벌새 한 마리의 물 한 방울'이었다. 주위에서 그건 아무 소용없으니 그만하라고 하자, 벌새는 외친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야."
"그게 우리의 최선이죠. 우리가 어디에 있든, 어떤 사람이든,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도 함께 하면 변화가 생길 테니까요. 그러니 그게 어디든 여러분 공동체에서 벌새가 되세요."
-왕가리 마타이-
이 말에 감동을 받은 은잠비는 세상을 향한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생각했다.
"너도 작은 네 몫을 하고
나도 작은 내 몫을 하고
모두가 작은 내 몫을 하면 시너지가 생긴다."
이것이 은잠비가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였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지젠게 회사에서 벽돌을 만들 수 있으며, 우리의 마지막 방어선이 되어 주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에게 삶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프로젝트 !
공동체를 위해 은잠비가 생각해 낸 '자신의 몫'이 무엇인지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
[2023년 서울국제환경영화제 20th 상영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