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에서 심장까지, 불길처럼 치솟던 고통〉

by 손샤인

출산 예정일이 두 주가 지나도록, 가진통은커녕 몸의 기척 하나 변함이 없었다. 밤이 되면 커다란 자궁이 위와 심장을 밀어 올려 숨이 막혔다. 눕는 건 고문 같았다 숨을 고르려 몸을 뒤척이다 결국 벽에 기대앉은 채로 겨우 눈을 붙였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일조차 산을 오르는 듯 버거웠다.

그런데 , 임신 기간 내내 나를 미치게 했던 건 아이의 무게도, 몸의 부종도 아니었다.

남편에게 옮은 무좀이었다.

발가락과 발등이 간지러워 미쳐버릴 지경이었지만,

시부모님은 단호했다.

“약은 절대 쓰면 안 된다.”

그 한마디에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순종했다.

피부는 긁고 긁혀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벗겨진 살 위로 불이 이는 듯했다. 가려움과 통증이 동시에 몰려와 정신이 아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님이 커다란 세숫대야를 들고

내 방에 들어오셨다. 그 안에는 식초가 아니라, 빙초산에 물을 조금 섞은 독한 액체가 담겨 있었다.

“이게 직방이야. 무좀균을 뿌리 뽑자꾸나.”

명령조의 말투에, 나는 거부할 힘조차 없었다.

그저 의자에 앉혀졌고, 내 두 발은 그 독한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순간,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상처 난 피부 틈새로 스며드는 산이 내 몸 전체를 전율시켰다. 발끝에서 심장까지, 불길처럼 고통이 치솟았다

그 뜨거움은 기절할 만큼 격렬했고, 발가락 사이에서는 순두부처럼 하얀 덩어리들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나는 울지도 못한 채, 소리 없는 통곡으로 몸을 떨었다.

그 순간 오직 한 사람—엄마만 생각났다.

엄마가 곁에 있었다면, 이 고통을 막아줬을까.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남편도, 시댁도, 심지어 뱃속의 아기조차 원망스러웠다 간호학을 배운 내가, 이런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에 당하고 있다니. 그날 이후 무좀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몸이 먼저 떨린다.

예정일보다 무려 3주가 지난 어느 날, 진통이 찾아왔다 아니, 사실은 내가 스스로 불러냈다.

‘산모는 콜라를 마시면 안 된다’는 금기를 어기고,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콜라 한 병을 원샷했다.

그 순간, 배가 수축하며 아픔이 밀려왔다.

그렇게 나는 또 한 번의 전쟁을 준비했다.

아기와의 만남을 향해, 온몸으로….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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