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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식으로 신라(新羅)는 새나라

펴라

by 하얀돌

낙랑(樂浪)은 기본적으로 평평한 땅(펴라)에 대한 이두식 음차이다 (樂은 자의(字義:편하다)에서 소리의 초반을 취하여 펴로 읽고, 浪은 그 자음(字音:랑)에서 소리의 초반을 취하여 라로 읽은 것. 조선상고사/신채호/2006/비봉출판사)


백제 왕실은 서울에서 공주로 다시 부여로 수도를 이동시켜 나갔다. 어원 변천에 따르면 서울은 원래 경주였으며, 그 다음은 송도, 그 다음은 한양이다. 지금은 런던도 서울이고 파리도 서울이고 동경도 서울이고 북경도 서울이다. 한국인에게 있어 서울이라는 이름은 아주 많은 지리적 위치를 포함하고 있다.


평평한 땅이 있고 앞으로 큰 강이 있고 뒤로 좋은 산이 있다면 그곳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다. 그런 곳은 큰 도회가 되기도 좋고, 수도가 되기도 좋다. 평평하고 좋은 땅이 있어 펴라(낙랑-평양)으로 불리는 곳이 있었다면, 그곳이 침략당했을 때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 다시 펴라(낙랑-평양)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고조선 서부 강역에 그 지역민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펴라(낙랑-평양)로 불리는 지역이 존재하였고, 한족의 침입에 의해 한사군이 그곳에 설치될 때 기존 지명을 고려하여 한자로 음차된 낙랑이라는 지명이 선택되고, 그곳을 떠난 유민들이 새로운 곳에 정착하며 다시 자신이 떠나온 곳의 이름을 가져와 펴라(낙랑-평양)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됨을 가정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중국문화와 밀접하였던, 고조선의 서부 강역을 떠나온 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역량을 보존하여, 자연환경이 비슷한 곳에 큰 주거지를 새로 건설하고, 이후 떠나온 기존 지역과 지속적인 직간접적 접촉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은 다양하게 세워질 수 있어야 한다.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를 무시하는 것이 목적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사실에 가까운 역사를 밝혀내는 것이다. 조선사편수회 이후 철저한 주입식 교육에 의해 한사군 대동강유역설이 100년 가까이 강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만 국민들의 국수주의적 시각 때문일까? 집단 의식 속에 잠재적으로 남아있는 역사적 인식과의 괴리감 때문일까?


先是朝鮮遺民分居山谷之間爲六村


오랜 옛나라가 무너지니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고, 새로운 곳에서 다시 나라를 세우니 새나라가 된다. 이두식으로 새나라는 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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