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사람 속 알기 2-8
"우리 오늘 뭐 먹을까?"
"아무거나"
"그래도 먹고 싶은 게 있잖아 말해 봐"
"난 그냥 아무거나 괜찮아"
"넌 맨날 아무거 나야."
균형화합형의 두 번째 약점은 자기 주장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상황이나 관계 속에서 원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무엇을 할 때면 그것을 하는 이유가 있고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 이런 모습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 말하지 않는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종종 표현을 해도 모르는 겨우도 많은데 표현하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겠는가. 이 부분에서 균형화합형의 어려움이 있다. 이들은 자신이 바라는 것에 대한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을 때 거의 대부분의 대답은 "아무거나"이다. 그런데 이 유형은 정말 바라는 것이 없어서 아무거나라고 말하는 것일까?
언젠가 이 유형과 식사를 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역시 메뉴 결정에 대해 '아무거나'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에게 정말 '아무거나' 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도대체 '아무거나'가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조심스럽게 대답을 해 주었다. 오늘 비가 오는 걸 보니 따뜻한 국물 있는 김치찌개가 먹고 싶은데 내가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고 말하기는 불편하고 다른 사람이 비도 오는데 우리 김치찌개 먹을까요 라고 말해서 나도 같이 김치찌개를 먹고 싶은 마음을 아무거나라고 표현한 거라고 했다. 아무거나가 아무거나가 아니었던 것이다. 다만 표현하지 못했을 뿐 원하는 것이 분명히 있는 그도 역시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균형화합형의 욕구를 발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귀를 통한 청력이 아니라 마음을 읽는 독심술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분명히 바라는 것은 있지만 아니어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이렇게 자기주장이 없는 균형화합형의 약점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첫 번째. 의견을 안 낸다. 회의를 진행할 때 유난히 조용한 사람들이 있다. 회식을 하기 위해 메뉴를 고를 때도, 워크숍을 위해 장소를 정할 때도 늘 말없이 듣기만 한다. 개인의 대화에서 고민을 들어주는 자리라면 자기 의견을 말하기보다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는 이러한 태도는 매우 훌륭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회의자리와 같이 듣기만 해서는 안되고 자신의 의견을 내놓아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때도 역시 이들은 말없이 듣기만 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된다. 경청만 하는 것이 절대 미덕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때도 역시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신제품 영업을 위해서 좋은 아이디어 없나요?"
"......"
"어떤 의견도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해봐요"
"......"
누군가에게 묻어서 가고 싶은 균형화합형
두 번째.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알아서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히 기대하기 어렵고 질문에 대해서도 대답을 제대로 답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관심이 없는 이유가 애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리에 앉아는 있고 참여는 하고 있지만 그 자리에 대해 애정이 없어서 말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 친구와 이야기를 할 때도 그 친구와 친하지 않다면 그 친구에게 집중하기도 어렵고 할 말이 별로 없어 말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또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말이 없는 것이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더 나아가서 생각을 안 한다고 볼 수도 있다. 회의 자리에서도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으로 또는 딴생각하느라 집중을 못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오해를 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결론이 참여 의도가 없어 보인다. 조직에 대해 또 그 자리에 대해 참여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러면 정말로 관심이 없고 애정이 없고 관심이나 참여 의사가 없을까?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지 않다. 의견이 있고, 할 말이 있지만 단지 표현을 안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김대리는 회의 때마다 조용하네. 의견 좀 내 봐요."
"......"
"관심이 없나? 어떤 의견도 좋으니 생각 좀 해 봐요."
"......"
"나는 당신들에게 애정이 없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닌데.....
세 번째. 답답하다. 결론적으로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바로 답답함이다. 함께 생활하면서 지켜보면 애정이 없는 것도 아니고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의 침묵은 계속된다. 뭔가 생각이 있고 의견이 있을 텐데 여전히 그 내용을 알기는 쉽지 않다. TV로 드라마를 보는데 갑자기 화면과 스피커가 꺼지면 어떻겠는가? 분명히 드라마 내용은 진행되고 있는데 화면도 안 나오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용은 있는데 내가 알 수 없는 상황. 아마 매우 답답할 것이다. 이 유형의 태도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
독심술을 익히는 것이 가장 빠른 길...
영업을 위한 Tip 20
균형화합형에게 제안을 할 때 아무런 반응이 없을 수 있다. 이때 당황하거나 불쾌해 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침묵이 거절의 의사표현은 아닐 수 있다.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어도 적극적인 반응을 없을 수 있다. 이들은 말을 많이 하는 것 자체를 피곤해 할 수 있다. 제안을 할 때 복잡하게 하지 말고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도록 간단한 표현으로 의사표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