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 이스탄불 | 여행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맛!
약 10일간의 터키 여행 중 그 첫 번째 날!
최근 터키에 대한 극찬을 많이 들어왔었기에, 터키는 더 궁금증이 샘솟았던 여행지 중 하나였다. 더욱이 제재로 인해 러시아에서 유럽 가는 길이 막히면서, 원래도 러시아인들에게 인기인 여행지였지만 더욱 뜨거운 여행지가 된 터키. 나도 기대를 안고 첫 터키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런 터키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우리.. 체크인할 수 있는 걸까?
한국의 카카오맵, 러시아의 얀덱스맵이 사실 너무너무 편리한지라 그것에 익숙해져 있던 나.. 도착하자마자 모든 나라가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아버렸다.
공항에서 내린 게 밤 10시였고, 우리는 1시간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서 지하철 하나를 이동해 체크인할 나름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카드 결제되는 공항버스가 시내까지 데려다준다고 블로그에서 읽었기에 환전도 않고, Public Transportation 싸인을 따라 열심히 걸어갔다.
‘탁심’ 지역으로 가는 버스라기에 짐을 실었는데!
“온리 캐시!! 달러 유로 오케이! “
분명! 버스는 카드 결제가 된다고 블로그에 쓰여있었는데 이게 웬 말인가.
달러로 내려고 지갑을 열어보니 100불짜리밖에 없어서 “아, 이를 어쩌지” 하던 찰나, 남자친구가 10달러를 갖고 있어서 탈 수 있었다.
블로그로 세계여행이 가능한 세상이지만, 모든 게 다 블로그처럼 흘러갈 수가 없음을 간과했다..
버스 기사아저씨는 쿨하게 폰으로 환율 검색해서 리라로 거스름돈을 주고선 우리를 태워줬다.
그리고 도착한 시내. 우리 예상과 달리, 교통체증이 너무 심했고 밤 12시가 되어서야 시내인 ‘탁심’에 내릴 수 있었다.
우리가 이용하려는 지하철 노선은 12시가 넘어도 운행하는 차선이라는 걸 러시아의 검색포털인 “얀덱스”가 알려주었다.
하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교통 카드라는 “이스탄불 카르트”를 사야 했는데, 아무 데서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애를 먹다 우리는 지하철 타기는 글렀다는 걸 깨닫고 결국 택시를 잡아가기로 했다.
지금 택시를 잡겠다고?
비행기, 버스 등 탈것에서 잠을 못 잔 남자친구는 지칠 대로 지쳐버려, 내가 택시를 잡겠다니 바로 회의적으로 질문을 꽂았다.
하지만 의지의 한국인, 위기의 순간에서 기지를 발휘하지 않는가?
눈앞에 보이는 환전소로 뛰어가 200불을 환전했다. (다행스럽게 환전소는 늦게까지 했고, 아까 느낀 현금 없던 설움에 환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환전했다.)
그리고서 눈앞에 보이는 택시들을 손으로 불러 세우고, “To 갈라타 호텔, How much?”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스탄불에서는 승차 거부도 많다고 하는데, 가겠다는 택시 기사가 있어, 지친 그를 앞 좌석에 바로 앉혀버렸다.
소위 전문용어로 “눈탱이” 맞은 걸 알면서도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갔다. 가는 길에도 어찌나 택시들이 험하던지, 첫날 도착해서 받은 인상은.. 카오스였다..!
너무 극찬을 많이 들었던 이스탄불인지라 기대가 높았던걸지, 아니면 지하철도 택시도 못 타서 호텔 못 갈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 피곤해서 더 힘들게 느껴졌던걸지 모르겠다.
그래도 무사히 체크인을 한 우리는, 고단한 눈꺼풀을 붙이고 다음날 아침, 훨씬 개운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첫인상은 힘들었을지라도 다른 여행이 펼쳐질지 모르니, 선입견을 버리고 나쁜 기억을 리셋하고자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