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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냐 Aug 08. 2023

호텔에서 나가지 않는 투숙객이 있다?

튀르키예 / 안탈리아 여행 | 머리털 나고 처음 가본 올인클루시브호텔


평화로운 바람이 몸을 감싸는 느낌. 그 어떤 걱정과 고민도 없었던 것처럼, 나를 무장해제시켜버리는 무해한 바람


그런 바람을 생에 처음 느껴보았고, 그게 바로 안탈리아에서였다.


낮의 더위가 남아 조금은 덥고 습한 바람이 밤의 야자수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고개를 돌려 남자친구의 얼굴을 보니, 그도 내 마음과 같은지 그 어떤 걱정이 없어 보인다. 까딱까딱 흔들리는 그의 발에서도 그의 가벼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는데, 안탈리아는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신기한 힘이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다시 고개를 돌려 선베드를 평평히 만들고 엎드려 누운 채 몽글몽글 단잠에 들었다. 세상 그리 마음 편할 수 없었다!


이런 기분을 맛볼 수 있던 호텔.

호텔 밖에서 나오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었던,

안탈리아의 호캉스를 소개한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4성급의 Falcon Hotel이었다.


https://maps.app.goo.gl/UaKFeBKjB2QhYf6n7?g_st=ic



예약할 때 우리는 모든 게 다 포함돼 있다는 올 인클루시브 호텔을 체험해보고 싶었고, 프라이빗 비치가 있는 곳을 경험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호텔을 필터링을 해보았었다.


한국 관광객들은 주로 포르투벨로호텔에서 많이들 투숙한다고 하는데 가격이 좀 더 비싸서 사진이 제법 괜찮아 보였던 이곳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대 만 족”이었다.


예약할 때 기준 2인 기준 1박당 25-30만원 수준의 금액이었는데, 밖에 나가서 밥 먹고 관광하는 돈을 생각하면 비슷하게 쓸 것 같았다.


나누기 2하면 혼자 부담하는 돈이 15만원 수준이니.. 가성비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호텔 이용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 있는데 체크인할 때 주길래 냉큼 또 찍어보았다.




호텔  탐방 - 내부


방은 트윈 베드룸이었는데, 이렇게 잠만 잘 수준의 심플한 구조였다. 하지만 뭐 여기서 잠만 자면 되니까! 일단은 깔끔해서 합격 목걸이를 줄 수 있었다.


그리고 호텔 체크인할 때 방 문까지 짐을 들어다 주시는 감동 서비스에 첫인상부터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화장실도 매우 중요한데, 쾌적하고 어메니티와 수건, 드라이기까지 완벽히 갖춰져 있었다.


수건 안 줄까 봐 항상 걱정하는 건 나뿐일지 모르겠지만.. ㅋ 다 갖춰져 있으니 괜히 마음이 편안했다!



무엇보다, 미니 발코니에서 본 뷰가 너무 멋있어서 아침마다 황홀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예약학 때 무조건 오션뷰를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호텔 시설


아래 사진 오른편에 있는 건물이 체크인 체크아웃 하는 리셉션이 있는 건물로, 이 광장 같은 공간을 지나 우리 객실로 올 수 있었다.



이 공간에서 탁구도 칠 수 있고, 미니 마트에서 과자, 슬리퍼, 수영복, 튜브 등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에 클리닉이 있는데, 의사는 아니고 간호사가 일정 시간 상주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발리볼 하다가 발목을 삐끗했는데, 그때는 막상 간호사가 없어서 급한 약은 당연히 좀 챙겨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시쯤 발리볼 할 사람~ 하고 누군가 외치면 치고 싶은 사람들 아무나 모여서 치는 분위기였다. 남자친구도 껴서 했는데 모두 환영해주는 유쾌한 풍경이었다.


우리는 오후 시간에 도착해서 체크인한 날에는 수영은 못했고 저녁을 먹고 선베드에 누워 한잔 했다. 무제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여기저기에 있는데, 수영장 옆에서 첫 알코올을 즐겼다.


터키 맥주와, 기본적인 칵테일들, 터키 와인은 무한 제공이고, 외제 맥주와 더 고급진 칵테일 등은 아쉽게도 추가 비용이 든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이 무한 제공 되는 술들도 충분히 맛이 있었다.



조명이 들어온 수영장 옆에서 맥주를 마시자니 술맛이 제대로였다.



하맘이라는 터키식 습식 사우나와, 러시아인들이 즐기는 건식 사우나는 무료 이용이 가능했다.


다만 터키식으로 누가 때밀이 타올로 밀어주고 거품샤워 시켜주는 것이나 마사지 등을 받으려면, 즉 누군가의 손이 필요한 서비스면, 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았던지라(?) 우리는 Super Program Anti Stress를 받았는데,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식사


식사는 3끼 다 무료로 제공되는데 메뉴가 조금씩 다른 뷔페식이었다. 맛도 있고 과일도 싱싱하고 종류도 너무 다양한데, 한국인 입맛에는 4일째쯤 먹으면 왠지 모르게 질릴 수 있으며, 사실 “난 한식 없이 못 사는 한국인이다!” 라면, 그때쯤 밖에 나가서 한식 한번 먹어야 되나? 생각이 들 수 있긴 하다.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잠시 비는 텀에는 스낵바에 가서 햄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수영하다가 허기질 때 아주 딱이다!


고양이들은 이스탄불에서처럼 어딜 가든 있다. 이 고양이들을 따로 밥 먹이는 곳이 있어서 먹을 걸 주지 말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하도 멱을것을 잘 주니 여기에 거의 상주한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 때는 이렇게 별도 공간에서 바비큐를 굽고, 맞춤형(?) 스파게티도 만들어준다.



즉석에서 구운 바비큐를 바로 가져와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스파게티는 마치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 만드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면, 소스, 치즈를 고르면 조리를 해준다. 볼로네즈 파스타가 진짜 맛있었다.


저녁에는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다.




대망의 수영 공간


사실 여기는 수영하러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제 대망의 하이라이트, 수영할 수 있는 공간을 둘러보자.



큰 타월도 굳이 캐리어에 낑낑대며 넣어왔는데 필요가 없었다. 수건 대여용 카드를 따로 인원별로 하나씩 주는데, 그 카드를 들고 사우나가 있는 E건물에 가서, 아침에 수건을 빌려다가 하루종일 쓰면 된다.



동남아 뷰를 연상시키는 야외 수영장.

바다 수영이 무서운 경우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아니다, 나는 바다 수영을 하고 싶다! 는 경우,

최적의 수영장소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호텔에 연결된 프라이빗 비치가 있는데, 계단을 타고 아래로 가면 보이기 시작하는 바다 뷰가 기가 막힌다.



황홀한 뷰가 펼쳐져 입이 떡 벌어진다.



이렇게 계단을 내려온 것인데, 내려오면 이런 선베드들이 보인다. 여기서 태닝을 하기 매우 적합한데, 오일을 무조건 챙겨 올 것을 추천한다. 안탈리아의 햇볕이 매우 강해서 살이 벗겨질 수 있으니 선크림이든 태닝오일이든 필참이다.



그리고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은.. 기가 막힌다.


물에 염도가 많은지 들어가면 별 노력 없이도 몸이 둥둥 떴다. 안전요원이 상주하고 있어 안심이었다.


바닷물이 너무 맑아 물이 제법 깊은데도 아래가 훤히 보인다.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물이 깊어 무섭지만 해볼만 했다. 처음 맛 보는 따릿한 기분이었는데 코로 물은 들어왔다..


나는 수영을 좋아하는데도 바닷물이 깊어서 불안한 마음에 첫날, 호텔 편의점에서 60불을 주고 튜브를 사버렸다. 이 튜브로 위쪽 수영장 슬라이드도 아주 재밌게 타고, 핫한 언니 오빠들도 사진 찍게 빌려달라고 하여 아주 다 같이 유용하게 쓰고 왔다.



소위 장비빨로 수영하는 것을 매우 즐기는데, 스노쿨러 장비를 인터넷에서 미리 2만 원 주고 사 와서 이 역시 200% 활용했다. 바다에 물고기들이 많아서, 돈 주고 스노쿨링 교육받으며 체험하는 곳도 바로 옆에 있었지만, 우리는 이 장비로 무료로 물고기 친구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수영을 하고 있자니 옆 언니들이 거북이를 봤다고 하는데, 저 안경을 끼고 거북이를 찾아 헤매었으나 도망갔는지 아쉽게 거북이는 미처 보지 못했다.


책 “불편한 편의점”. 마음 따뜻해지는 좋은 책을, 좋은 곳에서 읽으니 더욱 좋았다. 한권 뚝딱 다 읽고 왔다.


그리고 수영이 지칠 때 즈음, 선베드에 누워 책을 읽었는데 어찌나 집중이 잘 되던지 책을 다 읽을 것 같아 천천히 아껴가며 읽느라 오히려 힘들었다. 집에선 왜 이런 집중력이 나오지 않을까?




마무리


생에 처음 가본 올인클루시브호텔.


이 안에서 충분히 오롯이 즐길 수 있었기에 너무 만족스러웠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한곳에서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가 아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저녁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과 수영장 옆 선베드에 누워 마음 편안히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아무 일 없이, 그저 마음 편안히 있을 수 있는 순간. 바로 이런 게 행복이고 천국 아닐까?


우리의 소소한 낙이었던 저녁 이 순간. “이따 밥 먹고 누우러 갈거지?” 라고 그가 말하면 나도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누우러 가는게 일정이라니
우리가 아이처럼 신나게 즐겼던 슬라이드. 남자친구가 튜브 타고 너무 슈웅 멋있게 내려와 이 zone의 아이돌이 되기도 했다(?)
괜히 착한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다운받아 본 클래식. 평온한 마음에 딱이었다.
잊지 않고 싶은 “우유빛 석양”


내 마음에만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은 곳이지만, 또 그렇기에 이렇게 소중한 내 브런치 공간에 남겨본다.


내게 너무 좋았던 이곳에서의 느낌을, 다른 누군가도 느껴볼 수 있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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