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
갑자기, 그리고 가만히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
이곳은 이탈리아 피렌체.. 여기서 날 아는 척할 사람은 오직 형 양뿐~
헐~ 그럼 뭐지? 이건?!
화들짝 하며 돌아본 나의 뒤에는 파리에서 짧은 만남을 하고 헤어졌던 신아 언니와 딸 현민이가
서있는 것이다. 파리에서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던 사이..
엇갈리는 일정이어서 서로의 일정만 대충 확인하고는 파리에서 헤어졌는데,
거짓말처럼 피렌체의 인파 속에서 나를 찾아내고는 반가워서 그녀가 길 중간에서 소리를 쳤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서 우리가 가죽 시장을 찾으려고 그곳에서 얼쩡대지 않았으면 못 만났을 사람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건만, 이쯤 되면 우리들도 전생에 그리 느슨한 인연은 아니었던 듯..ㅎㅎ
우리도 반가워서 손을 잡았고, 서로 간의 일정이 피렌체에서 하루가 겹치게 되어 함께 하기로 했다.
그녀들도 가죽 시장을 찾는다고 했다. 마침내 찾아낸 가죽 시장..
나중에 서울에 와서 신아 언니를 만나고 난 후에 안 사실이지만, 피렌체에는 엄청나게 큰 가죽 시장이
따로 있었고, 우리가 갔던 곳은 우리가 찾던 곳이 아니었다고.. 피렌체에서 하루 일정이 더 길었던
신아 언니와 현민이는 다음날 진짜 찾아 헤매던 가죽 시장을 찾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그곳이 아니어도 우리가 맘에 드는 가방을 샀으면 그만..
일부는 이태리에 가면 명품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등에 착~ 달라붙는 심플한 이 가죽 백팩이면 O.K! 우리의 여행을 추억할 수도 있는 똑같은 가죽 백팩을 하나씩 간직하는 것도 꽤 의미가 있을 듯..
형 양이나 나나, 이 가방을 서울에 와서 사용하면서도 비 맞을까.. 구겨 길까.. 긁히지나 않을까..
애지중지 명품 못지않게 케어해주고 있다.
가방을 둘러보며, 배도 고프고 우리들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길을 걷다가 가까운 식당 한 곳으로 들어갔는데..
뭐지?! 고르고 고르지 않은 이 집이 파스타가 더 맛있잖아!!
가죽이 유명한 피렌체라서 인지, 가죽이 남아돌아서인지 식탁 위에 개인 식탁판도 가죽이다
진정 맛나게 먹었던 파스타..
그리고 T-bone steak..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그녀들과 우리는 식사를 하며, 노천식당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렌체에서의 하루 일정.. 나도 모르게 짧은 시간이라 생각했었나 보다..
유명한 두오모 성당만 보아도 大만족이라는 생각을 했었으니...
피렌체에서 몇 년간의 시간을 보내고 책을 출간했던 어느 화가의 얘기에서,
여행자에게 피렌체는 쉽게 그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했었다.
석양이 질 때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피렌체의 모습을 보아야 진짜 피렌체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고..
어쩌면 두오모 성당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겠다던 나의 생각이 옳은 것이었어..
고작 하루 만에 피렌체를 스캔하겠다니..
그래서 더더욱 지금에 와서는 여행기간 중 아쉬운 장소 중에 하나가 되었다.
멀리서 두오모 성당의 지붕만 보아도 눈물이 찔끔할 수 있어야 피렌체가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
신아 언니 일행과 우리는 체크인 후 호텔에서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다. 대화를 할수록 그녀는 편안한 느낌이다. 그녀 또한 며칠간 말문을 못 열었던 사람처럼 우리에게 많은 말을 했고,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멋진 곳을 보는 것도 좋지만, 우연히 만나 지게 되는 인연들도 재밌고 소중하다.
종내는 여행의 목적은 사람, 인연이 되지 않을지..
저녁이 되어, 호텔을 나와, 여행 오기 전 소탱양이 득템 하라고 했던 이드랄리아 수분크림을 사기 위해
산타마리아 노벨라 약국을 들렀다가 조토의 종루를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뭐지? 여덟 개의 눈으로 번지수를 짚어 가면서도 우리는 발견할 수 없었던 그 약국... 크림 사기를 포기하고, 조토의 종루로 향한다.
일인당 10유로씩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 조토의 종루에 오르기 위해 좁고 좁은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기를 반복.. 노트르담 성당의 꼭대기를 오를 때와 개선문의 꼭대기를 오를 때 조토의 종루를 오를 때 중에 힘든 순서로 고르라면 나는 조토의 종루가 갑!
높은 곳에서 두오모 성당의 첨탑을 보고, 피렌체의 야경을 보리란 생각으로 힘들게 오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피렌체 시가지를 보는 것은 밝은 낮이 옳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할수록 따뜻한 느낌의 피렌체..
형 양과 나는 농담처럼 우리가 산 가죽 가방 다 떨어질 때쯤 가방 사러 다시 오자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