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네치아

2013년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

by 로렌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네치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베네치아.. 다시 가고 싶다..

여행이라 이름 붙여진 시간을 보낼 때에는 어느 순간 어디에서라도 소홀히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가 베네치아는 경유지쯤으로 생각했었던 듯..


30% 정도밖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이런 바보!

그 30% 마저도 제대로 살렸는지 의심스러운 바보!

30%라고 정녕 말할 수 있는 건지 다시 묻게 되는 바보!


베네치아의 겉만 핥고 돌아온 자의 탄식이며, 이만큼 아쉽다는 이야기다~

" 바다 위에 떠 있는 물의 도시"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보고 와서도 의심스러운 신비로운 곳이며,

여행지에서 일부러라도 길을 잃고 싶다고 생각했던 골목들이 구석구석 즐비한 곳이며

예쁨과 아기자기함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겐 종합 선물세트였던 곳 『 베네치아 』


피렌체를 뒤로하고, 열차를 달려 Venice Mestre 역에 도착한 건 오전 10:23분..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까지 열차를 타고 오는 동안 열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안개가 끼고,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한 잔뜩 찌푸린 날씨.. 맑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여행을 거듭할수록

날씨란 건 여행을 할 것이냐의 고려대상이 아니고, 그냥 운빨이라는 편이 맞겠다.

운이 좋지 않아 날씨가 요동을 쳐도 지속되어야만 했던 여행이었고, 겨울에 아무리 따뜻한 이탈리아라고 해도 겨울은 겨울이니까.. 그러나 날씨가 맑지 못해 운빨이 없다고 하기에는, 우리가 보았던 해무가 낀 흐린 날씨 속의 운치 있는 베네치아는 신비로운 분위기로 감동을 주었기에 운빨이 없는 것도 아닌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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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베네치아에는 없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Car.. 독특한 도시의 구조상 차가 들어올 수 없고, 들어와도 좁디좁은 골목들이 거미줄처럼 펼쳐져있어 다닐 수 도 없으니.. 그래서 소방차도, 경찰차도 없다는.. 그래서 동네가 조용하겠다는..

대부분의 사람들 수송은 바포레토라고 하는 수상버스가 담당하고 있다.

그네들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이 여행객인 우리에겐 그저 유람선 타듯 흥미로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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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가 끼고, 때로는 비도 부슬부슬 오는 것도 같고, 약간 춥기도 했다.

작은 이 도시에서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지도 따위는 보지도 않았다.

여행객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차라리 이곳의 골목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광경이 궁금했었고, 헤매다 보면 길은 모두 이어져 있겠지 싶어서 눈에 보이는 대로, 발이 움직이는 대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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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그런데 진짜 길을 잃어버렸네..

가도 가도 비슷한 골목과 지나왔던 것 같은 길만 나오고.. 드디어 원하던 길을 잃고 만 거야..

하지만, 급기야 배도 고파서, 배가 고프면 발동하는 나의 성질머리가 꿈틀꿈틀..

이미 나의 허기를 감지하셨는지, 형 양께서도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자는 나의 의견에 동의를..

땡큐였어!


골목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작은 광장이 나타났는데, 다짜고짜 해산물로 음식을 만 들것 같은 『 Osteria RISTOTECA ONIGA 』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선택했던 메뉴는, 18 유로에 식사에 커피까지 주는 런치메뉴 인지라.. 옳다구나! 하고

배고픈 김에 음식을 주문했는데.. 런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과한 양을 주었기에 두 번째 음식이 나왔을 때쯤, 우리는 좀 당황스러웠다. 배가 고파서였을 수도 있겠으나, 기어코 세 번째 커피까지 다 먹어치운 후에 귀여운 밀짚모자에 돈을 담아 주인장에게 건넨 후 발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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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니, 그것도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나니 힘이 난다!!

식후경이란 말을 실감이라도 하듯,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식당을 나와 이제야 휴대폰에 구글 지도를 뒤적거린다..

사실, 베네치아에 올 때부터 무엇을 꼭 해야겠다거나, 무엇을 꼭 보아야겠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그저 물의 도시 베네치아 그 자체를 마주하고 싶었을 뿐..

그래서 딱히 정해진 목적지는 없었지만, 일단 유명한 산마르코 광장 정도는 가주자.. 하는 생각으로

바포레토를 잡아타고 산마르코 광장으로 향했다. 배부른 자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바포레토를 타고 산마르코 선착장에 내리니, 두칼레 궁전과 종루 등을 만날 수 있는 산마르코 광장에는

역시나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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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나 사진 속에서 보았던 예쁘기도 하고, 얼핏 보면 무섭기도 한 가면들을 노점에서도 팔고 있다.

형 양과 난, 작은 가면 한 개 정도씩 기념으로 살까? 하다가 참기로 하고,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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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의 감옥과 정부 건물을 연결하는 탄식의 다리를 본다.

죄수들이 감옥으로 갈 때, 이 탄식의 다리의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풍경을 보며, 더는 볼 수 없을 것이라 탄식을 했다 해서 탄식의 다리라 했다고 하는데,

그랬을 것도 같다. 이 정도의 아름다운 도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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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는 무라노섬이나 부라노섬까지도 갈 수 있으면 가보려고 했지만, 산마르코 광장 뒤쪽 골목까지 모두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 좀 많이 춥기도 하고 에너지도 소진된 것 같으니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숙소인 PLAZA Hotel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나와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잡아탄 바포레토가 중간 역에 섰는데, 역 이름을 보니 "사무엘 역 "

갑자기 피렌체에서 찾지 못해 가지 못했던 산타마리아 노벨라 약국이 떠오르며, 이곳 베네치아에도 있다고

들었었는데 인터넷 검색질 중에 사무엘 역 근처에 있다고 보았던 것 같았다.

다짜고짜 형 양에게 내리자고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사지 못했던 이드랄리아 크림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사무엘 역을 등지고 왼쪽으로 난 골목으로 얼마간 걸어갔을 때쯤, 골목이 끝나는 것 같더니 다시 조금 더 큰

골목으로 이어지며 눈앞에 나타난 우리가 찾아 헤맸던 " 산타마리아 노벨라 약국 "

냅다 들어가 이제 베네치아를 떠나 스위스나 체코로 가면, Euro 쓸 일은 없다 생각하고 돈을 탈탈 털어서,

이드랄리아 크림과 장미 화장수를 골라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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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었던 것을 손에 쥔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역시 여자들은 피로 해소에는 쇼핑이 갑이야!

이제 정말 돌아가자.. 숙소로.. 원하는 것도 손에 넣었으니.. ㅋㅋㅋ


이번 여행 중, 도시를 옮겨 다니며, 저녁식사는 거의 마트에서 먹을걸 사다가 숙소에서 먹었던 것 같다.

저녁 무렵 둘이 함께 마트로 장을 보러 가면, 마치 우리가 여행객이 아니고, 이곳에 사는 현지인 느낌도 살짝

느끼면서, 싼값에 물건도 구입하고, 그곳 사람들 사는 모습도 구경하니 일석삼조였던가?


숙소 주변에 마트의 위치는 굳이 누군가에게 묻지 않아도 된다.. 몇 번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우선 낮에 돌아다닐 때 눈을 크게 뜨고 마트가 눈에 띄면 기억을 해놓는다. 낮에 보지 못했더라도 상관없다.

여행객이 많은 곳엔 마트가 있기 마련이다. 숙소 주변을 어슬렁대며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손에 비슷하게 생긴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목격된다. 그 사람들이 어느 쪽에서 오는지 관찰하다가 무조건 그쪽으로 가본다. 비닐봉지를 든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그 가까운 곳에 반드시 마트가 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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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꼬박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도착한 숙소..

클쑤마수 분위기를 나름 내고 있는 PLAZA Hotel..

역에서 가깝고, 친절하고, 깔끔하고 괜찮은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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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우리의 저녁식사..

음식점에서 먹는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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