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
그렇게 12시간 15분을 날아, 샤를 드골 공항에 안착.. 다시 에어프랑스 리무진에 안착..
Etoile 행 에어프랑스 리무진을 타고 샤를 드골 공항에서부터 오십 분 정도를 달려서 Porte Maillot에 내려 Hotel Hyatt Regency로 이동했다. 리무진 버스는 우리를 호텔 바로 앞에 떨구어주었고, 오늘 헤매지도 않고 일이 아주 술술~ 잘 풀리는구나.. 오늘의 계획대로라면, 체크인을 하고 가방을 내 던져 놓은 다음, 바로 뛰쳐나가 우리의 로망 에펠탑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일이 잘 풀리는 건 요기까지였던가?!
기분 좋게 예약 바우처를 내밀었는데, 예약 여부가 확인이 안 된다는 거다.
헉~ 이런 일은 예상 시뮬레이션에 없었는데.. 여행사로, 담당자로 연락을 했으나 한국과의 8시간 차이는 일을 해결하기엔 애매한 시간이었다.
한국은 자정이 넘었으니..
우리를 담당했던 여행사 직원 상근이 (우리보다 한참이나 어리다고 생각되는,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만족스럽지 못한 일처리와 답답했던 이런저런 이유로 그냥 형양과 나는 1박 2일의 개님을 생각하며 상근이라고 불렀다.. ) 에게 핸드폰으로 직접 전화를 해보아도 받지를 않는 거다.
뭐야~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담?
우리의 바우처를 들고 이리저리 해결을 위해 전화를 걸어주는 인도풍 인상의 남자는 전화를 걸면서도
데스크 앞에서 한숨을 쉬고 있는 우리를 향해 Calm down 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한 시간가량을 호텔 로비에서 대기하며 우리의 여행을 첫날부터 망쳐버린, 호텔 예약을 해주었던 여행사에
대한 욕이 목구멍에서 튀어나오기 일보직전
인도풍의 남자는 전화로 확인을 하였다며 체크인을 해주겠다고 했다..
"Could you explain what's wrong with us?" 라고 짧은 영어로 물어보았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인도풍 남자의 설명을 들었다. 예약한 agency에서 호텔로 contact을 사전에 하지 않아 예약 번호확인이 불가했다는 것이다. 이젠 모든 게 ok라고 했다.
다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룸을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했다.
미안해서인지 직접 우리를 데리고 29층에 있는 방까지 안내를 했다.. 확인이 되어서 안도감은 있었지만 이미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방이 업그레이드되어서 29층이든 92층이든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우리들이었다. 계속해서 미안한지 이것저것 친절히 설명을 해주었다. 자신의 이런 배려에도 시큰둥한 우리가 신경 쓰였던지, 방에 들어서자 창문의 커튼을 젖히며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키며 보라고 했다.
고개를 돌려 본 순간, 탄성 한마디! 앗!
조금 전 모든 상황의 맘속 불편함이 눈 녹듯 사라지게 하는 아름다운 장면이..역시 난 파리에 온 게 맞구나~
급 땡큐 베리 마취를 연발하며 인도풍의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악수를 하고 내보냈다.
형 양과 나는 그렇게 에펠탑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파리의 저녁노을에 물들고 있었다.
항상 노래를 불렀던 에펠탑..
이 숙소, 이방에서는 아침에 잠을 깨어서나, 잠들기 직전까지 에펠탑을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다.
6월에 파리에 이틀 정도 머물 때 밤늦은 시간에 보았던 그 에펠탑의 느낌보다 조금 더 감동스러웠다.
그렇게 파리 입성의 첫날을 보내고, 다음날 반전..
한국시간으로 새벽 무렵 우리는 장문의 항의 카톡을 상근이에게 날렸다.
항의 카톡을 받아본 상근이도 그간 여행을 준비하며 보았던 우리의 성질머리를 보았을 때,
이번 일로 가만있지 않을 누나들이란 걸 직감했을 거다.
사과의 답장 또한 장문으로 연달아 날아왔는데, 상근이 왈 호텔 측의 잘못이라는 내용이..
예약자 명단 확인 시 성과 이름을 바꿔서 확인하는 바람에 예약은 똑바로 되어있었으나
처음에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
답장을 받아보고도 상근이의 말이 미덥지 않았지만, 둘째 날 실컷 놀고 들어와 본 우리의 호텔방에는
상근이 말이 사실이란 걸 증명하듯 와인과 에비앙 한 병과 과일과 손편지가 놓여있었으니..
상근아.. 욕했던 누나가 좀 미안하다..